해석 가이드
에니어그램 검사, 얼마나 정확할까? 신뢰도·타당도와 유형이 바뀌는 이유
에니어그램은 Big Five처럼 연구로 충분히 검증된 검사는 아니에요. 104개 표본을 검토한 체계적 문헌고찰은 신뢰도와 타당도의 근거가 엇갈린다고 정리했어요. 유형이 바뀌는 건 드문 일이 아니라, 1위 유형만 보지 말고 2·3위와의 점수 차와 내 동기를 함께 살펴보는 게 좋아요.
에니어그램 결과가 할 때마다 바뀐다면 검사가 틀린 걸까요? 104개 표본을 검토한 체계적 문헌고찰, 검사마다 결과가 다른 이유, Big Five와의 관계, 1·2위 점수가 가까울 때 결과를 읽는 법을 정리했어요.
에니어그램 결과가 바뀌었다면 검사가 틀린 걸까요?
지난번에는 4번이 나왔는데 다시 해 보니 5번이 나왔다거나, 사이트마다 번호가 다르게 나왔다거나, 날개가 4w3에서 4w5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는 흔해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에니어그램 검사는 정확하지 않은 걸까?”, “내 진짜 유형은 몇 번일까?” 하는 의문이 생기죠.
결론부터 말하면, 결과가 바뀌는 건 드문 일이 아니고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요. 먼저 연구 쪽에서는 104개 표본을 검토한 체계적 문헌고찰이 에니어그램의 신뢰도와 타당도 근거가 엇갈린다고 정리했어요(Hook 등, 2021, 초록 기준). 또 에니어그램 검사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이고, 검사마다 문항과 채점 방식이 달라요. 그리고 1위와 2위 유형의 점수가 가까우면 답 몇 개만 달라져도 순서가 바뀌어요.
이 글에서는 연구자들이 에니어그램의 정확도를 어떻게 따져 왔는지, 검사마다 결과가 다른 이유, 아홉 유형이 정말 따로 나뉘는지를 둘러싼 연구, 점수가 가까울 때 유형이 바뀌는 원리, 결과가 다르게 나왔을 때 읽는 법을 차례로 정리했어요. 정답 번호를 정해 주는 글이라기보다, 내 결과를 덜 헷갈리고 더 쓸모 있게 읽는 법에 가까워요. MBTI 결과가 바뀌는 이유는 MBTI 검사 정확도 가이드에 따로 정리돼 있어요.
정확도는 신뢰도와 타당도로 따져요
심리검사의 정확도를 이야기할 때는 보통 두 가지를 봐요. 신뢰도는 같은 사람이 다시 검사했을 때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지(재검사 신뢰도), 한 유형을 재는 문항들이 서로 일관되게 움직이는지(내적 일관성)를 말해요. 타당도는 그 검사가 재려는 것을 실제로 재고 있는지, 결과가 다른 검사나 실제 모습과 의미 있게 이어지는지를 말해요.
에니어그램은 처음부터 측정 도구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에요. 아홉 개의 점을 이은 도형은 구르지예프(1872~1949)가 서양에 소개했지만 아홉 가지 성격 유형을 설명하지는 않았고, 이 도형에 성격 유형을 붙이기 시작한 사람은 오스카 이차조였어요. 이를 정신과 의사 클라우디오 나란호가 성격 이론으로 발전시켰고, 1980년대 초부터 나란호에게 배운 사람들이 에니어그램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어요(Sutton, 2007). 수피즘 같은 오래된 전통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기원에 대한 설명은 엇갈리고, 이차조 자신은 수피 기원을 부인했어요(Sutton, 2007). 아홉 유형의 특징은 에니어그램 9가지 유형 정리에 따로 있어요.
상담을 받는 사람들 가운데 에니어그램으로 자기 성격과 관계 패턴을 이해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서 출발한 체계적 문헌고찰은, 104개 독립 표본을 검토한 뒤 신뢰도와 타당도의 근거가 엇갈린다고 결론지었어요. 강점으로는 일부 요인분석 결과가 이론과 부분적으로 맞았고, 하위 척도들이 Big Five 같은 다른 성격 특성과 이론에 맞는 관계를 보였으며, 여러 연구에서 개인적·영적 성장에 도움이 됐다는 점을 들었어요. 약점으로는 요인분석에서 대개 아홉보다 적은 요인이 나왔고, 군집 분석으로 아홉 유형을 찾아본 연구는 아직 없었으며, 날개나 유형 사이의 이동 같은 부가 개념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적다는 점을 꼽았어요(Hook 등, 2021, 초록 기준).
이 결론은 근거가 전혀 없다는 뜻도, 과학적 검증이 끝났다는 뜻도 아니에요. 이론과 맞는 결과와 맞지 않는 결과가 함께 있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실제로 아홉 유형으로 나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검사에서 1위로 나온 번호는 측정으로 확인된 경계라기보다, 점수가 가장 높은 유형을 내 유형으로 부르기로 한 약속에 가까워요.
검사마다 문항과 채점이 달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어요
에니어그램에는 모두가 쓰는 공식 검사가 없어요. RHETI를 만든 리소와 허드슨도 에니어그램에는 보편적으로 합의된 해석이 지금도 없고 예전에도 없었다고 적었어요(Riso & Hudson, 2000, Scott, 2011에서 재인용). RHETI는 두 문장 가운데 나에게 더 맞는 쪽을 고르는 144쌍으로 되어 있고(Newgent, 2001, Scott, 2011에서 재인용), 아홉 개의 짧은 글을 읽고 나를 잘 설명하는 글을 골라 순서를 매기는 검사도 있으며(Daniels & Price, 2009, Scott, 2011에서 재인용), 한국 연구에서는 81문항 5점 척도의 한국형 에니어그램 성격유형검사가 쓰여 왔어요(진재열·윤운성, 2009, 초록 기준). 문항과 채점이 이렇게 다르니, 같은 사람도 검사에 따라 다른 번호가 나올 수 있어요.
mind.io 에니어그램 테스트는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아니에요. RHETI 같은 다른 검사나 상업용 검사를 옮긴 것이 아니라, mind.io가 직접 쓴 45문항(유형마다 5문항, 그중 2문항은 거꾸로 채점)에 1~5로 답하는 자체 검사예요. 유형마다 가능한 최저점과 최고점 사이에서 0~100점으로 환산하고, 이 테스트의 재검사 신뢰도나 타당도는 아직 조사된 적이 없어요. 그래서 아래 연구 결과는 에니어그램 검사 전반에 대한 것이고, mind.io 결과가 얼마나 정확한지 보여 주는 숫자는 아니에요.
RHETI를 287명에게 실시한 연구에서는 문항들의 내적 일관성이 대체로 적절했지만, 구성 타당도에 대한 지지는 엇갈렸고, 탐색 도구로서의 가치(발견적 가치)는 강하게 지지됐다고 보고했어요(Newgent 등, 2004, 초록 기준). 이 논문의 바탕이 된 뉴전트의 박사논문에서는 아홉 유형 척도 가운데 여섯 개의 내적 일관성이 0.70~0.82였고, 나머지 세 개는 0.56~0.66으로 낮은 편이었어요(Newgent, 2001, Scott, 2011에서 재인용).
다시 검사했을 때 얼마나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를 보여 주는 재검사 수치도 검사와 표본마다 크게 달라요. 튀르키예에서 참여자의 91.3%가 여성인 온라인 표본 3,531명으로 검사를 개발한 연구에서는 그중 200명이 4주 안에 다시 응답했는데, 유형 척도의 재검사 상관이 0.289~0.512였고 연구진은 이를 만족스럽다고 봤어요. 다만 같은 표본에서 함께 잰 Big Five 단축형의 재검사 상관도 0.292~0.501로 비슷하게 낮아서, 이 숫자로 에니어그램이 Big Five보다 덜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Yanartaş 등, 2022). 한국 연구에서 쓰여 온 한국형 에니어그램 성격유형검사는 개발 당시 재검사 신뢰도가 0.89였다고 소개되지만, 이는 검사 개발자가 공저한 학회지 논문이 인용한 개발자 측 수치이고(진재열·윤운성, 2009, 초록 기준), 독립된 연구로 확인한 재검사 자료는 이번에 찾지 못했어요.
전문가가 유형을 정해 주면 더 정확할까요? 에니어그램을 연구한 서튼은 설문으로 정한 유형이 워크숍에서 정한 유형보다 대체로 덜 안정적이라고 앞선 연구를 정리했어요(Sutton, 2007). 하지만 나란호나 그 제자에게 배운 전문가들이 인터뷰 영상을 보고 유형을 매긴 연구에서, 전문가끼리 의견이 맞은 것은 영상의 절반쯤이었고, 2.5~3년 뒤 같은 영상을 다시 본 전문가 7명의 판정이 처음 판정과 일치한 정도는 경험이 많은 쪽 0.598, 적은 쪽 0.434였어요(Gamard, 1986, Scott, 2011에서 재인용). 워크숍이나 전문가의 판정도 정답을 보장하는 기준은 아닌 셈이에요.
아홉 유형은 정말 따로 나뉠까요?
에니어그램 이론대로라면 사람들의 응답은 아홉 묶음으로 나뉘어야 해요. 문항 응답이 몇 갈래로 묶이는지 보는 통계 방법을 요인분석이라고 하는데,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요인분석에서는 대개 아홉보다 적은 요인이 나왔고, 군집 분석으로 아홉 유형을 찾아본 연구는 아직 없었어요(Hook 등, 2021, 초록 기준). RHETI 자료를 분석한 뉴전트의 박사논문에서도 유형마다 응답이 두 갈래로 나뉘어, 이론이 말하는 아홉 유형 구조를 뒷받침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됐어요(Newgent, 2001, Scott, 2011에서 재인용).
반대되는 결과도 있어요. 스콧은 박사논문에서 RHETI를 6점 척도 문항으로 고쳐 온라인으로 6,401명의 응답을 모았고, 아홉 유형에 하나씩 대응하는 아홉 개의 요인을 얻었다며 이를 아홉 유형에 대한 “첫 번째이자 유일한” 실증 근거라고 주장했어요. 스콧은 자기 유형을 미리 안다고 답한 사람과 모른다고 답한 사람에게서 아홉 요인과 그 내적 일관성이 비슷하게 나왔다고 보고했지만, 참여자는 에니어그램 연구소 웹사이트를 통해 스스로 참여한 사람들이었고 41.9%는 이미 자기 유형을 안다고 답했어요. 스콧 자신도 표본이 스스로 참여한 사람들로 이뤄졌다는 점과 재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한계로 들었고, 결론에 “적어도 에니어그램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이라는 단서를 달았어요(Scott, 2011).
에니어그램 유형과 Big Five 같은 성격 특성 점수를 비교한 연구들은 이론이 예상한 방향의 관계를 꽤 보여 줘요. 일주일짜리 집중 과정이나 주말 과정을 세 번 이상 들으며 자기 유형을 정한 416명(75%가 여성, 영국과 미국 출신이 대부분)을 조사한 서튼의 연구에서는 Big Five에 대해 세운 가설 28개 가운데 21개가 맞았어요. 예를 들어 1번은 나머지 참여자보다 성실성이 높았고, 4번은 정서 안정성이 낮고 개방성이 높았으며, 5번은 외향성이 낮고, 7번은 외향성이 높았어요(Sutton, 2007). 튀르키예 연구에서도 성실성은 1번 척도와 가장 강하게 관련됐어요(r = 0.622; Yanartaş 등, 2022). 이런 연결을 MBTI 글자로 옮기면 어떻게 되는지는 ‘MBTI와 에니어그램’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어요.
하지만 이런 겹침만으로는 아홉 유형이 서로 뚜렷이 구분되는지, 모든 성격을 빠짐없이 담는지 알 수 없어요. 스콧도 앞선 연구들을 정리하며 이 점을 지적했고, 이미 자기 유형을 아는 참여자는 그 유형 설명에 익숙해서 설명에 맞춰 “나 같다”고 답할 수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았어요(Scott, 2011). 서튼의 연구에서도 에니어그램 유형은 직무 태도를 가치관이나 동기 척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했지만 Big Five만큼은 아니었어요(Sutton, 2007).
1·2위 점수가 가까우면 유형이 바뀌기 쉬워요
mind.io 에니어그램 테스트는 유형마다 5문항이라, 다섯 문항에 모두 답했다면 답 하나를 한 칸만 바꿔도 그 유형 점수가 5점 움직여요. 그래서 1위와 2위의 점수 차가 5점 이내라면 다음번에 답 하나만 다르게 골라도 순서가 바뀔 수 있어요. 점수 차가 클수록 답 몇 개로 순서가 뒤집히기는 어려워져요.
그래서 결과 화면은 1위 번호만이 아니라 아홉 유형의 점수를 모두 보여 줘요. 1·2위 점수가 같거나 5점 이내로 가까우면 두 유형을 함께 후보로 보여 주고, 마음 깊이 바라는 것과 피하고 싶은 것 등을 견주는 질문 3개를 내요. 이 질문은 생각을 정리하도록 돕는 것일 뿐 점수를 다시 매기지 않고, 저장되는 결과도 바뀌지 않아요. 차이가 6~10점이면 가까운 2위를 한 줄로 알려 줘요. 이런 표시는 검사가 틀렸다는 뜻이 아니라, 이번 응답에서 두 유형의 동기가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정보예요.
날개도 같은 방식으로 바뀔 수 있어요. 결과 화면의 날개는 내 유형 양옆의 두 유형 가운데 점수가 더 높은 쪽이라, 두 이웃의 점수가 가까우면 4w3과 4w5 사이를 오갈 수 있고, 같으면 둘 다 후보로 보여 줘요. 날개라는 개념 자체를 뒷받침하는 연구는 아직 적어요(Hook 등, 2021, 초록 기준). 워크숍에서 유형을 정한 사람들에게 최대 1년 뒤 다시 물었더니 평균 85%가 같은 유형을 골랐고, 유형을 바꾼 사람의 절반 넘게는 원래 유형의 이웃 번호로 옮겼다는 오래된 연구가 있어요(Wagner, 1981, Sutton, 2007에서 재인용). 서튼은 이를 날개 개념의 초기 근거로 봤지만, 점수가 나오는 설문을 다시 한 재검사와는 다른 자료예요.
같은 사람이라도 그때의 상태가 답을 흔들어요. 지쳐 있을 때와 여유 있을 때, 회사에서의 나를 떠올렸을 때와 집에서의 나를 떠올렸을 때, 되고 싶은 나로 답했을 때 고르는 문장이 달라질 수 있어요. 서튼은 설문이 스스로 의식하는 자기상만 물을 수 있어서, 에니어그램이 말하는 무의식적 동기를 재려는 설문은 신뢰도가 낮게 나올 수 있다고 봤어요(Sutton, 2007). 스콧도 재검사를 하지 않은 것을 한계로 꼽으며, 유형 검사가 그때그때의 상태가 아니라 오래가는 특성을 잰다는 전제가 중요하다고 적었어요(Scott, 2011).
하나 더 있어요. mind.io 에니어그램 테스트는 2026년 10월에 문항 7개를 새 문항으로 바꿨어요. 저장된 결과는 그대로지만, 그 전에 한 결과와 지금 다시 한 결과가 다르다면 문항이 바뀐 것도 이유일 수 있어요.
결과가 다르게 나왔을 때 이렇게 읽어 보세요
첫째, 번호보다 점수의 분포를 보세요. 1위와 2·3위의 점수 차가 몇 점인지, 두 번의 결과에서 늘 위쪽에 오는 유형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세요. 매번 상위권에 오는 두세 유형이 있다면 “나는 4번이야, 5번이야?”라는 고민이 “나는 4번과 5번의 동기를 둘 다 자주 쓰는 사람이구나”라는 더 정확한 설명으로 바뀌어요.
둘째, 후보 유형의 설명을 나란히 읽고 행동보다 동기로 가려 보세요. 에니어그램은 같은 행동도 동기가 다르면 다른 유형으로 보기 때문에, “나는 무엇을 가장 피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도움이 돼요. 결과 화면의 질문 3개도 이런 방식이에요. 두 설명을 비교할 때는 누구에게나 맞을 만한 문장은 빼고, 두 유형을 가르는 문장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나 같은지 보세요. 두루뭉술한 문장도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바넘 효과 가이드에 정리돼 있어요. 나를 잘 아는 사람에게 어느 쪽이 더 나 같은지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돼요.
셋째, 시간을 두고 다시 해 보세요.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바로 여러 번 다시 하면 문항을 기억해 원하는 답을 고르기 쉬워요. 몇 주 뒤 너무 지치지도 들뜨지도 않은 평범한 날에, 특정 상황이 아니라 평소의 나를 떠올리며 답해 보세요. 그 사이 실제로 갈등을 겪거나 회복하는 장면에서 어느 유형의 설명이 들어맞는지 지켜보는 것도 좋아요.
넷째, 점수로 교차 확인해 보세요. Big Five 테스트는 사람을 유형으로 나누지 않고 다섯 특성을 점수로 보여 줘요. Big Five 점수가 에니어그램 번호를 정해 주지는 않지만, 경계에 있는 사람이 자기를 다른 각도에서 보는 데 도움이 돼요.
에니어그램 결과로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에니어그램은 자기 동기를 돌아보는 언어로는 쓸모가 있지만, 사람을 가려 뽑는 데는 맞지 않아요. 에니어그램의 쓸모를 높이 평가하며 연구해 온 서튼도 2007년 박사논문에서 정말 믿을 만하고 타당한 유형 설문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고 썼고, 유형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특정한 일을 해낼 능력을 전혀 재지 않기 때문에 선발 목적에는 분명히 맞지 않다고 밝혔어요(Sutton, 2007). 면접에서 에니어그램 번호를 묻거나 특정 유형을 우대한다면, 이런 연구자의 결론과도 거리가 멀어요.
에니어그램은 진단 도구도 아니에요. 우울이나 불안 같은 어려움을 번호로 판단하거나 설명할 수 없어요. 기분이 가라앉거나 걱정 때문에 일상이 힘들다면 유형보다 그 어려움 자체를 먼저 살펴보세요. 우울 자가점검(PHQ-9)이나 불안 자가점검(GAD-7)은 전문가와 이야기하기 전에 지금 상태를 말로 정리하는 데 도움이 돼요. 이 점검들도 진단은 아니에요.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는 어떨까요? 여러 연구가 개인적·영적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보고했지만(Hook 등, 2021, 초록 기준), 효과를 확인하는 방식은 연구마다 달라요. 에니어그램 교육 단체 소속 연구자도 참여한 연구에서 교육 과정 참가자 122명의 자아 발달을 교육 전과 18개월 뒤에 쟀더니, 전체 평균 변화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았고 여덟 개 교육 집단 가운데 한 집단(23명)만 의미 있게 올랐어요. 연구진은 일부 참가자의 성장을 보여 준다고 해석했지만, 교육을 받지 않은 비교 집단은 없었어요. 연구진도 준실험 설계와 스스로 신청한 참가자라는 점을 한계로 들며, 더 통제된 연구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했어요(Daniels 등, 2018). 도움이 됐다는 경험은 진짜일 수 있지만, 그것이 에니어그램 덕분인지는 더 엄격한 연구로 확인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번호를 다른 사람을 단정하는 꼬리표로 쓰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같은 번호라도 사람은 모두 다르고, 결과는 서로의 동기를 이해하는 대화의 출발점으로 쓸 때 쓸모가 커요. 근거가 엇갈린다는 것은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것과 다르고, 그렇다고 검증이 끝났다는 뜻도 아니라는 점을 함께 기억해 주세요.
에니어그램 정확도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Q. 에니어그램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검사인가요? A. 104개 표본을 검토한 체계적 문헌고찰은 신뢰도와 타당도의 근거가 엇갈린다고 정리했어요(Hook 등, 2021, 초록 기준). Big Five와 이론에 맞는 관계를 보인 연구도 있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아홉 유형으로 나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Big Five처럼 대규모 연구로 다듬어진 특성 검사와는 성격이 달라요.
Q. 사이트마다 번호가 다르게 나와요. 어느 게 맞나요? A. 모두가 쓰는 공식 검사가 없고 검사마다 문항과 채점 방식이 달라서, 어느 한 사이트의 번호를 정답으로 보기는 어려워요. 여러 번 해 봐도 자주 위쪽에 오는 두세 유형을 후보로 두고, 그 유형들의 핵심 동기와 두려움을 읽으며 스스로 가려 보세요.
Q. 전문가나 워크숍에서 유형을 정하면 더 정확한가요? A. 워크숍에서 정한 유형이 설문으로 정한 유형보다 대체로 더 안정적이라는 정리가 있지만(Sutton, 2007), 전문가들이 인터뷰 영상을 보고 유형을 매긴 연구에서 전문가끼리 의견이 맞은 것은 절반쯤이었어요(Gamard, 1986, Scott, 2011에서 재인용). 누가 정해 주든 내 경험에 비춰 오래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해요.
Q. 날개와 화살표(스트레스·성장 방향)는 근거가 있나요? A. 날개와 유형 사이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연구는 적어요(Hook 등, 2021, 초록 기준). mind.io 결과 화면도 이를 에니어그램 이론의 해석으로 표시하고 있어요. 지쳤을 때와 편안할 때의 차이를 알아차리는 지도로만 참고하세요.
Q. 회사나 학교에서 에니어그램으로 사람을 나눠도 되나요? A. 사람을 뽑거나 평가하는 데는 맞지 않아요. 에니어그램을 연구해 온 서튼도 유형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고 일의 능력을 재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발 목적에는 맞지 않다고 했어요(Sutton, 2007). 서로의 동기를 이해하는 대화 도구로 쓰는 것과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다른 일이에요.
Q. MBTI와 에니어그램 중 어느 쪽이 더 정확한가요? A. 두 검사는 보는 층위가 달라요. MBTI가 에너지를 얻는 방향이나 판단 방식 같은 선호를 본다면, 에니어그램은 그 밑의 동기와 두려움을 봐요. 다만 둘 다 사람을 유형으로 나누기 때문에, 경계 근처에 있으면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은 같아요. MBTI 결과가 바뀌는 이유는 MBTI 검사 정확도 가이드에 정리했고, 유형이 아니라 점수로 보고 싶다면 Big Five 테스트가 맞아요.
참고 문헌: Hook, J. N., Hall, T. W., Davis, D. E., Van Tongeren, D. R., & Conner, M. (2021), The Enneagram: a systematic review of the literature and directions for future research,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77(4), 865-883, https://doi.org/10.1002/jclp.23097; Scott, S. A. (2011), An analysis of the validity of the Enneagram, doctoral dissertation, College of William and Mary, https://doi.org/10.25774/w4-b0e9-4630; Sutton, A. (2007), Implicit and explicit personality in work settings: an application of Enneagram theory, doctoral thesis, University of Leeds, https://etheses.whiterose.ac.uk/id/eprint/2869/; Newgent, R. A., Parr, P. H., Newman, I., & Wiggins, K. K. (2004), The Riso-Hudson Enneagram Type Indicator: estimates of reliability and validity, Measurement and Evaluation in Counseling and Development 36(4), 226-237, https://doi.org/10.1080/07481756.2004.11909744; Yanartaş, Ö., Malakcıoğlu, C., Acarkan, İ., & Akça, E. (2022), Validity and reliability of Enneagram personality types and subtypes inventory in a Turkish sample, Anadolu Kliniği Tıp Bilimleri Dergisi 27(3), 248-259, https://doi.org/10.21673/anadoluklin.1104082; Jin, J.-Y., & Youn, Y.-S. (2009), A study of the Korean Enneagram Personality Type Indicator based on item response theory [in Korean], Enneagram Research 6(1), 9-30, https://www.earticle.net/Article/A115589; Daniels, D., Saracino, T., Fraley, M., Christian, J., & Pardo, S. (2018), Advancing ego development in adulthood through study of the Enneagram system of personality, Journal of Adult Development 25, 229-241, https://doi.org/10.1007/s10804-018-9289-x; Riso, D. R., & Hudson, R. (2000), Understanding the Enneagram: the practical guide to personality types, New York: Houghton Mifflin (cited in Scott, 2011); Newgent, R. A. (2001), An investigation of the reliability and validity of the Riso-Hudson Enneagram Type Indicator, doctoral dissertation, University of Akron (cited in Scott, 2011); Daniels, D., & Price, V. (2009), The essential Enneagram, New York: HarperCollins (cited in Scott, 2011); Gamard, W. S. (1986), Interrater reliability and validity of judgments of Enneagram personality types, doctoral dissertation, California Institute of Integral Studies (cited in Scott, 2011); Wagner, J. (1981), A descriptive, reliability and validity study of the Enneagram personality typology, doctoral dissertation, Loyola University of Chicago (cited in Sutton, 2007)
궁금해할 친구나 가족에게 이 글을 보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