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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이드

공감 능력이란: 헤아리는 공감, 함께 느끼는 공감, 지치지 않는 공감

공감은 한 가지가 아니에요. 상대 마음을 정확히 알려면 짐작보다 물어보기, 기쁜 일에 함께 기뻐하기, 공감하다 지칠 때 연민으로 옮겨 가는 법까지 연구와 함께 정리했어요.

공감은 한 가지 능력이 아니에요

“공감 능력이 좋다”는 말에는 여러 뜻이 섞여 있어요. 공감 연구에서 널리 쓰이는 대인 반응성 지수(IRI)는 공감을 네 갈래로 나눠 재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관점 취하기, 이야기 속 인물에 몰입하는 상상, 어려운 사람에게 마음이 쓰이는 공감적 관심, 그리고 다른 사람의 고통 앞에서 내가 불안하고 괴로워지는 개인적 고통이에요(Davis, 1983). 흔히 관점 취하기는 인지적 공감, 공감적 관심과 개인적 고통은 정서적 공감 쪽으로 묶여요.

이 네 갈래는 서로 다르게 움직였어요. 대학생 1,300여 명을 조사한 같은 연구에서 관점 취하기 점수가 높을수록 대인 관계가 원만하고 자존감이 높은 편이었고, 개인적 고통 점수가 높을수록 자존감이 낮고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편이었어요(Davis, 1983). 남의 아픔에 크게 흔들리는 것과 남을 잘 헤아리는 것이 같은 일은 아니라는 뜻이에요.

mind.io의 공감·감정 스타일 테스트는 이 가운데 공감적 관심에 가까운 ‘어려운 사람에게 마음이 쓰이는 정도’에, IRI에는 없는 ‘다른 사람의 기쁨에 함께 기뻐하는 정도’를 더해 ‘공감 온도’로 보고, 결정에서 감정이 차지하는 무게와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따로 재요. 이 글은 공감의 갈래를 나눠서, 각각을 키우고 지키는 방법을 연구와 함께 정리했어요. 공감과 함께 자주 이야기되는 감성지능(EQ)이 무엇이고 EQ 테스트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감성지능 가이드에 정리했어요.

상대 마음을 정확히 알려면, 짐작보다 물어보기

“상대 입장이 되어 생각해 봐”는 흔한 조언이지만, 그것만으로 상대 마음을 더 정확히 알게 되는지는 다른 문제예요. 25개 실험을 진행한 한 연구에서, 상대의 입장이 되어 보라는 지시는 표정에서 감정을 읽거나 거짓말을 가려내거나 배우자의 취향을 맞히는 정확도를 꾸준히 높이지 못했어요. 전체적으로는 정확도가 오히려 조금 떨어지고, 판단에 대한 자신감만 올라가는 경우도 있었어요(Eyal, Steffel & Epley, 2018).

같은 연구의 마지막 실험에서 정확도를 높인 건, 대화로 상대에게 직접 관점을 얻는 쪽이었어요(Eyal, Steffel & Epley, 2018). 그러니 “내가 너라면 이랬을 거야”보다 “지금 어떤 마음이야?”, “내가 이렇게 이해했는데 맞아?”처럼 물어보고 확인하는 편이 오해를 줄이기 쉬워요.

관점 취하기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같은 연구에서도 관점 취하기는 나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줄였어요. 다만 상대의 마음을 알려면 상상보다 새로운 정보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판단을 잠시 미루고 상대가 직접 말할 수 있게 들어 주는 것이 공감의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어요.

기쁜 일에 함께 기뻐하는 것도 공감이에요

공감이라고 하면 보통 힘든 일을 함께 견디는 장면을 떠올리지만, 좋은 일을 나눌 때의 반응도 관계를 크게 움직여요. 한 논문에 실린 네 연구 가운데 두 연구에서, 좋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한 날에는 그날의 긍정적인 기분과 안녕감이 더 높은 편이었고, 상대가 적극적이고 건설적으로 반응한다고 느낄 때 그 차이가 더 컸어요(Gable, Reis, Impett & Asher, 2004).

연인이나 배우자가 대체로 열정적으로 반응해 주는 관계에서는 친밀감이나 결혼 만족도 같은 관계의 질도 높게 나타났어요(Gable, Reis, Impett & Asher, 2004). 반대로 “그게 뭐 대수야”처럼 깎아내리거나, 건성으로 “잘됐네” 하고 넘기거나, 대화를 내 이야기로 돌리는 반응에서는 그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요.

연습은 간단해요. 상대가 좋은 소식을 꺼내면 “어떻게 된 거야?”, “그때 기분이 어땠어?”처럼 하나만 더 물어보세요. 테스트에서 기쁨 공감 점수가 낮게 나왔더라도, 이런 반응은 대화에서 하나씩 늘려 볼 수 있는 행동이에요.

공감하다 지칠 때: 함께 아파하기에서 마음 써 주기로

남의 고통을 너무 깊이 함께 느끼면 오히려 지칠 수 있어요. 연구자들은 상대의 괴로움을 그대로 나눠 느끼는 공감과, 상대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인 연민(compassion)을 구분해요(Singer & Klimecki, 2014). 앞쪽이 지나치면 내가 괴로워져서 결국 상대에게서 물러나게 되는 ‘공감적 고통’이 되기 쉬워요. 흔히 ‘공감 피로’라고 부르는 상태가 이 공감적 고통에 가까워요.

한 훈련 연구에서 고통을 함께 느끼도록 하는 공감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영상을 볼 때 부정적인 감정이 늘었지만, 이어서 연민 훈련을 받자 부정적인 감정이 다시 줄고 긍정적인 감정이 늘었어요(Klimecki, Leiberg, Ricard & Singer, 2014). 연구자들은 연민을 공감적 고통을 이겨 내는 대처 방법으로 볼 수 있다고 제안했어요.

일상에서는 이렇게 옮겨 가 볼 수 있어요. 상대의 감정에 휩쓸릴 때 “나도 너무 아프다”에서 멈추지 말고 “이 사람이 조금이라도 편해지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로 생각을 돌려 보는 거예요. 다른 사람의 감정에 유독 크게 흔들린다면 예민한 사람이 덜 지치는 법도 참고해 보세요. 돌보는 일이 길어져 몸과 마음이 바닥난 느낌이라면 번아웃 자가진단으로 지금 상태를 살펴보세요.

감정으로 결정해도 괜찮을까

테스트의 결정 방식 점수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감정에 얼마나 기대는지를 봐요. 감정과 의사결정 연구 35년을 정리한 리뷰에 따르면 감정은 판단과 선택에 강하고 폭넓게, 그리고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영향을 주며, 그 영향은 해로울 때도 이로울 때도 있어요(Lerner, Li, Valdesolo & Kassam, 2015).

같은 리뷰는 결정할 대상 자체에서 생긴 감정과, 결정과 상관없는 일에서 넘어온 감정을 나눠서 봐요. 출근길에 쌓인 짜증이 저녁 약속을 거절하는 데까지 번지는 식이에요. 그러니 감정으로 결정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이 결정에서 나온 것인지 다른 데서 따라온 것인지 한 번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습관은 그 확인의 바탕이 돼요. 다른 사람 얼굴에 드러난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과제를 쓴 실험에서도, 감정을 단어로 고르는 동안 편도체 반응이 약해지는 모습이 관찰됐어요(Lieberman et al., 2007). 내 감정을 다룬 실험은 아니지만, 감정을 말로 붙잡는 일이 감정과 거리를 두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단서예요. 감정 들여다보기 점수가 낮게 나왔다면, 하루에 한 번 지금 기분을 한 단어로 적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공감 능력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Q. 공감 능력은 타고나나요? A. 타고난 기질의 영향도 있다고 보지만, 고정된 것은 아니에요. 공감과 연민을 다룬 훈련 연구처럼 연습을 거친 뒤 감정 반응이 달라진 결과도 있어요(Klimecki, Leiberg, Ricard & Singer, 2014). 어떤 갈래의 공감을 키우고 싶은지부터 정하면 연습이 쉬워져요.

Q. MBTI에서 T가 나오면 공감을 못 하나요? A.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어요. 사고형 선호와 공감이 평균적으로 조금 관련된다는 연구도 있지만, 공감도 한 가지가 아니라서 감정에 덜 휩쓸리는 사람이 상대의 입장은 잘 헤아리기도 해요. 공감·감정 스타일 테스트는 상대 입장을 헤아리는 쪽은 재지 않지만, 공감 온도와 결정 방식을 따로 보여 줘서 ‘머리로 결정한다’와 ‘공감을 덜 한다’를 나눠 볼 수 있어요.

Q. 공감을 너무 많이 해서 힘들어요. 어떻게 하죠? A. 함께 아파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상대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과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 초점을 옮겨 보세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돕겠다는 선을 정하는 것도 공감을 오래 지키는 방법이에요. 지치고 가라앉은 기분이 2주 넘게 이어진다면 우울 자가점검(PHQ-9)으로 지금 상태를 살펴보고 전문가와 이야기해 보세요. 이 점검은 진단이 아니에요.

Q.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A. 한 사람을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는 데는 서툴러도 어려운 사람을 보면 마음이 쓰이는 사람이 있고, 그 반대도 있어요. 꼬리표를 붙이기보다 짐작 대신 묻기, 좋은 소식에 한 가지 더 물어보기처럼 구체적인 행동을 하나씩 늘려 보는 편이 도움이 돼요.

참고 문헌: Davis (1983),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44(1), 113-126, https://doi.org/10.1037/0022-3514.44.1.113; Eyal, Steffel & Epley (2018),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14(4), 547-571, https://doi.org/10.1037/pspa0000115; Gable, Reis, Impett & Asher (2004),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7(2), 228-245, https://doi.org/10.1037/0022-3514.87.2.228; Singer & Klimecki (2014), Current Biology 24(18), R875-R878, https://doi.org/10.1016/j.cub.2014.06.054; Klimecki, Leiberg, Ricard & Singer (2014), Social Cognitive and Affective Neuroscience 9(6), 873-879, https://doi.org/10.1093/scan/nst060; Lerner, Li, Valdesolo & Kassam (2015), Annual Review of Psychology 66, 799-823, https://doi.org/10.1146/annurev-psych-010213-115043; Lieberman et al. (2007), Psychological Science 18(5), 421-428, https://doi.org/10.1111/j.1467-9280.2007.01916.x; Barchard (2001), IPIP 감정 지능 관련 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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