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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가이드

첫인상은 몇 초 만에 생기고 얼마나 맞을까: 연구로 본 첫인상과 메라비언 법칙

첫인상은 빨리 생겨서 낯선 얼굴을 0.1초만 봐도 매력이나 신뢰감 같은 인상이 정해져요. 하지만 빨리 생긴다고 정확한 것은 아니어서, 외향성처럼 잘 드러나는 특성은 짧게 봐도 어느 정도 맞지만 친화성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특성은 더 오래 봐야 해요. “말은 7%”라는 메라비언 법칙도 감정을 전하는 실험에서 나온 숫자라 대화 전체에 적용할 수 없어요.

첫인상은 몇 초 만에 생기는지, 0.1초 얼굴 인상과 짧은 영상 연구, 첫인상이 잘 맞는 특성과 틀리기 쉬운 특성, 첫인상이 얼마나 오래가고 언제 바뀌는지, 메라비언 법칙 7-38-55의 실제 범위와 첫인상을 대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연구로 정리했어요.

첫인상, 결론부터 말하면

“첫인상은 몇 초 만에 결정된다”, “말보다 표정과 목소리가 93%를 전한다” 같은 말,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거예요. 소개팅이나 면접, 새 학기 첫날을 앞두고 첫인상이 신경 쓰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그렇다면 첫인상은 정말 몇 초 만에 생기고, 얼마나 맞고, 한번 생기면 바뀌지 않을까요? 이 글은 이 질문들에 연구로 답해 봐요.

결론부터 말하면, 첫인상은 정말 빨리 생겨요. 낯선 얼굴을 0.1초만 봐도 사람들은 매력이나 신뢰감 같은 인상을 정하고, 그 판단은 시간 제한 없이 본 사람들의 판단과 높은 상관을 보였어요(Willis & Todorov, 2006). 하지만 빨리 생긴다고 정확한 것은 아니에요. 짧게 보고도 외향성처럼 겉으로 잘 드러나는 특성은 우연보다 잘 맞혔지만, 친화성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특성은 더 오래 봐야 했어요(Borkenau & Liebler, 1992; Carney 등, 2007). 얼굴 생김새로 받은 인상은 사람들끼리 비슷해도, 그 인상이 사람을 제대로 알려 준다는 주장은 크게 과장돼 왔다는 평가를 받아요(Todorov 등, 2015). 처음 들은 정보가 뒤의 정보를 해석하는 데 영향을 주는 것은 맞지만 그 효과는 작을 수 있고(Sullivan, 2019), 앞의 일을 다르게 보게 하는 새 정보가 들어오면 인상이 뒤집히기도 했어요(Mann & Ferguson, 2015). 그리고 “말은 7%뿐”이라는 메라비언 법칙은 좋고 싫은 감정을 전하는 특수한 실험에서 나온 숫자라서, 대화 전체에 적용할 수 없어요(Lapakko, 2007).

이 글은 첫인상이 몇 초 만에 생기는지, 첫인상이 얼마나 맞고 어떤 특성이 잘 보이는지, 얼굴만 보고 판단할 때의 함정, 첫인상이 얼마나 오래가고 언제 바뀌는지, 메라비언 법칙의 실제 범위, 그리고 첫인상을 현실적으로 대하는 방법을 차례로 정리해요. 얼굴 생김새로 성격을 읽는 관상에 대한 연구는 관상 과학적 근거 가이드에 더 자세히 정리했어요. 여기 나오는 결과는 여러 사람을 평균한 경향이라, 특정한 한 사람에 대한 첫인상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판정해 주지는 않아요.

첫인상은 몇 초 만에 생길까: 0.1초도 안 되는 순간부터 몇 분까지

가장 자주 인용되는 숫자는 0.1초예요. 2006년에 발표된 다섯 차례의 실험에서 연구진은 낯선 사람의 얼굴 사진을 보여 주는 시간을 바꿔 가며 매력, 호감, 신뢰, 능력, 공격성을 판단하게 했어요. 0.1초(100밀리초)만 보고 내린 판단은 시간 제한 없이 본 사람들의 판단과 높은 상관을 보였고, 보는 시간을 늘려도 이 상관은 의미 있게 높아지지 않았어요. 시간을 늘리면 주로 판단에 대한 자신감이 커지고 인상이 조금 더 세분됐어요(Willis & Todorov, 2006). 무표정한 얼굴이 위협적으로 보이는지 판단한 다른 연구에서는 39밀리초(0.039초) 안에 본 정보만으로도 일관된 판단이 나왔지만, 같은 조건에서 지능을 판단할 때는 덜 일관됐어요(Bar 등, 2006). 다만 이 실험들에서 판단이 일관되거나 높은 상관을 보였다는 것은 판단끼리 서로 비슷했다는 뜻이지, 사진 속 사람의 실제 성격과 맞았다는 뜻이 아니에요.

얼굴 사진이 아니라 실제 행동을 짧게 보여 준 연구도 있어요. 연구자들은 이런 짧은 관찰을 “얇은 조각(thin slices)”이라고 불러요. 1992년 메타분석은 5분이 안 되는 짧은 행동 관찰로 여러 객관적인 결과를 예측한 38개 결과를 모았고, 예측 정확도의 전체 효과크기는 r = .39였어요. 연구들끼리 비교했을 때, 30초가 안 되는 관찰로 한 예측은 4~5분 관찰로 한 예측과 의미 있게 다르지 않았고, 얼굴·말·몸·목소리 가운데 무엇을 보고 평가했는지도 정확도와 관련이 없었어요(Ambady & Rosenthal, 1992). 이듬해 연구에서는 대학 강사들의 소리 없는 30초 미만 수업 영상을 본 낯선 사람들의 평가가 학기 말 학생들의 강의 평가를 의미 있게 예측했고, 고등학교 교사의 경우 교장의 평가를 예측했어요. 6초와 15초짜리 영상으로 한 평가도 이 기준과 강하게 관련됐지만, 교사의 외모 매력에 대한 평가는 그만큼 관련이 강하지 않았어요(Ambady & Rosenthal, 1993).

그러니 “첫인상은 몇 초”라는 질문에 하나의 정답은 없어요. 인터넷에서는 3초, 7초 같은 숫자가 자주 보이지만, 연구에서 잰 시간은 무엇을 판단했는지(얼굴의 위협감인지, 수업 태도인지)와 무엇을 보여 줬는지(사진인지, 영상인지)에 따라 수십 밀리초에서 몇 분까지 달라져요. 또 강의 평가를 예측한 결과는 성격을 맞힌 것과 같지 않아요. 빨리 생긴 인상이 사람들 사이에서 비슷하다는 것과 그 인상이 실제 성격과 맞는다는 것은 다른 문제여서, 다음 섹션에서 그 차이를 살펴봐요.

첫인상은 얼마나 맞을까: 잘 보이는 특성, 잘 안 보이는 특성

처음 본 사람의 성격을 얼마나 맞히는지는 서로 전혀 모르는 상태(zero acquaintance)를 다룬 연구로 측정해요. 1992년 연구는 성인 100명이 방에 들어와 걸어가 앉고, 카메라를 보고, 정해진 글을 읽는 모습을 녹화한 뒤 본인에게 다섯 가지 성격 요인을 스스로 평가하게 했어요. 이들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사람 24명은 소리 있는 영상, 소리 없는 영상, 정지 사진, 녹음 가운데 한 가지만 보고 성격을 평가했어요. 그 평가는 외향성과 성실성에서 본인의 평가와 가장 잘 맞았고, 어떤 정보를 받았는지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졌어요(Borkenau & Liebler, 1992). 낯선 사이부터 잘 아는 사이까지를 다룬 32개 연구를 검토한 1994년 논문에서는 여러 사람이 같은 사람을 얼마나 비슷하게 평가하는지(합의)가 상관 0에서 약 .3 사이였고 외향성에서 가장 높았는데, 서로 더 잘 아는 사이일수록 합의가 높아진다는 근거는 없었어요(Kenny 등, 1994). 합의는 평가끼리 비슷하다는 뜻이지, 정확하다는 뜻은 아니에요.

2007년 연구는 판단하는 시간을 직접 바꿔 봤어요. 대학생 30명이 다른 참가자와 5분 동안 자유롭게 대화하는 영상을 5초, 20초, 45초, 60초, 300초로 잘라 판단자 334명에게 보여 줬고, 성격의 기준으로는 본인·또래·부모가 답한 성격검사의 평균을 썼어요. 부정적 감정, 외향성, 성실성, 지능은 5초만 보고도 어느 정도 맞혔지만, 긍정적 감정, 신경성, 개방성, 친화성은 더 오래 봐야 비슷한 정확도에 이르렀고, 친화성이 가장 맞히기 어려웠어요. 전체적으로는 오래 볼수록 정확해졌고, 길이에 비해 얻는 정확도는 60초가 가장 효율적이었어요. 대화의 첫 1분보다 셋째 분이나 다섯째 분을 봤을 때 더 정확했는데, 연구진은 첫 1분이 서로 긴장하는 소개 단계라서일 수 있다고 봤어요. 연구진의 표현대로 첫인상은 상황에 따라 “놀랄 만큼 맞을 수도, 완전히 틀릴 수도” 있어요(Carney 등, 2007).

왜 특성마다 다를까요? 성격 판단의 정확도를 설명하는 펀더의 현실적 정확성 모델(RAM)에 따르면, 판단이 맞으려면 그 특성과 관련된 행동 단서가 있고, 그 단서가 판단하는 사람 앞에 드러나고, 그 사람이 단서를 알아차리고, 제대로 해석해 써야 해요(Funder, 1995). 외향성처럼 행동으로 잘 드러나는 특성은 짧은 만남에서도 단서가 많지만, 속으로 겪는 특성은 단서가 적어요. 263개 표본, 44,178명의 자료를 모은 2010년 메타분석에서도 자주 만날수록 정확도가 높아졌지만, 크게 높아지려면 가까운 사이여야 했고, 그 효과는 정서적 안정성처럼 겉으로 잘 안 보이는 특성에서 특히 컸어요(Connelly & Ones, 2010).

첫인상이 좋다는 것과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도 다른 문제예요. 심리학과 신입생 73명이 짧은 자기소개만 보고 서로를 평가한 연구(2,628쌍)에서는 자기애가 높은 사람일수록 첫인상에서 더 인기가 있었고, 길게 보면 가장 해로운 측면인 착취성과 특권 의식이 처음에는 가장 매력적으로 보였어요(Back 등, 2010). 이는 여러 사람을 평균한 경향이라, 첫인상이 좋다고 자기애가 높다는 뜻은 아니에요. 4~6명씩 7번 만난 토론 모임 연구에서도 자신을 부풀려 보는 경향이 강한 사람은 첫 모임에서 원만하고 적응을 잘하며 유능해 보였지만, 7주 뒤에는 부정적으로 평가됐어요(Paulhus, 1998). 자기애에 대한 연구는 나르시시스트 가이드에 정리했어요.

얼굴만 보고 판단할 때: 빠르고 비슷하지만 믿기 어려운 단서

첫인상 연구의 상당수는 얼굴 사진을 써요. 얼굴에서 받는 인상이 사람들 사이에서 비슷하다는 사실은 20세기 초부터 알려져 있었고, 최근 연구들은 그 합의에 이르는 데 놀랄 만큼 적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것을 보여 줬어요. 이 분야의 연구를 정리한 2015년 리뷰는 얼굴 인상이 투자 결정이나 지도자 선택 같은 중요한 결과를 예측한다는 근거를 소개하면서도, 그 인상이 사람을 제대로 진단한다는 주장은 연구 문헌에서 크게 과장돼 왔다고 평가했어요(Todorov 등, 2015).

얼굴 인상이 실제 선택에 끼어드는 모습은 선거에서도 보였어요. 미국 의회 선거 후보들의 얼굴만 보고 누가 더 유능해 보이는지 고른 판단은 우연보다 잘 선거 결과를 예측해, 2004년 상원 선거에서는 68.8%와 일치했어요. 이런 유능함 판단은 얼굴을 1초 동안 보는 것만으로도 나왔어요. 연구진은 이를 빠르고 깊이 생각하지 않은 인상이 합리적으로 따져서 한다고 여겨지는 투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했어요(Todorov 등, 2005). 이 결과가 보여 준 것은 얼굴이 유능함을 알려 준다는 사실이 아니라, 얼굴 인상이 선택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에요.

게다가 얼굴 사진 한 장은 그 사람을 대표하지 못해요. 같은 사람의 여러 사진으로 인상을 비교한 2014년 연구에서는 여러 사회적 판단에서 같은 사람의 사진끼리 생긴 차이가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의 차이와 비슷하거나 더 컸고, 온라인 데이트용인지 선거용인지에 따라 사람들이 고르는 사진도 달라졌어요(Todorov & Porter, 2014). 소개팅 앱의 프로필 사진이나 증명사진 한 장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예요. 얼굴로 성격을 맞힐 수 있는지, AI 관상은 어떤지는 관상 과학적 근거 가이드에서 자세히 다뤘어요.

첫인상은 얼마나 오래갈까: 처음 정보의 힘과 인상이 바뀌는 순간

첫인상이 오래간다는 생각의 뿌리에는 1946년 솔로몬 애시의 실험이 있어요. 한 집단(34명)에는 어떤 사람을 “똑똑하다, 부지런하다, 충동적이다, 비판적이다, 고집스럽다, 질투가 많다” 순서로 소개했고, 다른 집단(24명)에는 같은 여섯 단어를 거꾸로 들려줬어요. 단어는 똑같았는데도 앞 순서를 들은 사람들은 대체로 “단점이 있지만 장점을 가리지는 않는 유능한 사람”을, 뒤 순서를 들은 사람들은 대체로 “심각한 문제 때문에 능력이 가로막힌 ‘문제 있는 사람’”을 떠올렸어요. 충동적이다, 비판적이다 같은 단어도 순서에 따라 좋게도, 나쁘게도 해석됐어요. 애시는 처음 단어가 방향을 정하고 뒤의 단어가 그 방향에 맞춰 해석되는 초두 효과로 이를 설명했지만, 모든 참가자에게서 나타난 것은 아니라고 적었어요(Asch, 1946). 다만 이 실험은 한 번에 들은 단어 목록 안에서 순서의 효과를 본 것이지, 인상이 시간이 지나도 이어지는지를 본 것은 아니에요.

그 뒤 연구에서도 순서의 효과는 다시 나타났지만, 크기는 생각보다 작을 수 있어요. “재미있고, 재치 있고, 악랄한” 사람이 “악랄하고, 재치 있고, 재미있는” 사람보다 좋게 평가되는 것처럼, 같은 단어라도 순서가 인상을 바꾸는 것이 초두 효과예요. 2,882명이 참여한 다섯 차례의 실험은 이 효과를 다시 확인했지만, 그 효과는 작았어요(Sullivan, 2019). 애시의 실험은 첫인상에서 따뜻함이 능력보다 중요하다는 근거로도 자주 인용되지만, 이를 다시 시험한 2014년 연구는 그런 효과를 찾지 못했고, 따뜻함의 역할은 맥락에 따라 크게 달라졌으며 능력도 적어도 그만큼 중요했어요(Nauts 등, 2014).

실제 만남에서도 첫인상은 흔적을 남겨요. 2017년 연구에서는 성인 636명이 온라인 조사에서 처음 보는 사람 4명의 사진을 보고 호감과 성격을 평가했고, 그중 55명이 적어도 한 달 뒤(평균 약 4개월 뒤) 실험실에서 사진 속 사람 가운데 한 명과 10분씩 두 번, 모두 20분 동안 퀴즈를 함께 풀고 대화했어요. 대부분(89%)은 상대가 예전에 본 사진 속 사람이라는 걸 몰랐어요. 사진으로 느낀 호감은 만난 뒤의 호감을 예측했고, 성격 판단도 그보다 약하게 이어졌어요(외향성은 예외). 사진만 보고 호감을 느낀 사람은 만났을 때 상대를 더 따뜻하게 대했고, 그러자 상대도 더 따뜻하게 반응한 것이 그 이유의 일부였어요. 첫인상이 스스로를 실현하는 셈이에요. 사진으로 느낀 호감은 만난 뒤 호감의 변량 가운데 약 35%를 설명했고(성격 판단은 그보다 낮았어요), 연구진은 이를 첫인상이 꽤 이어지면서도 수정된다는 뜻으로 봤어요(Günaydın 등, 2017).

그렇다면 한번 생긴 인상은 바꿀 수 없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2015년에 발표된 실험들에서 참가자들은 가상의 인물이 이웃집에 침입해 방을 뒤지고 물건을 망가뜨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정적인 인상을 가졌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불이 난 집에서 아이들을 찾으려고 들어간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자동적인 평가가 완전히 뒤집혔어요. 다만 새 정보가 앞의 정보를 다르게 해석하게 해 줄 때만 그랬고, 정보를 따져 볼 여유가 어느 정도 있어야 했으며, 바뀐 평가는 3일 뒤에도 유지됐어요(Mann & Ferguson, 2015). 반대 방향을 다룬 연구도 있어요. 대학의 연구 소개 자료에 따르면, 좋은 행동을 많이 알고 있던 가상의 인물이라도 그 사람의 본모습을 강하게 드러내는 나쁜 행동 하나를 알게 되면 자동적인 평가가 완전히 뒤집혔고, 이런 정보 하나는 좋은 인상을 나쁘게 바꾸기에는 충분했지만 나쁜 인상을 좋게 되돌리기에는 늘 충분하지는 않았어요(Cone & Ferguson, 2015).

메라비언 법칙 7-38-55, 정말 말은 7%뿐일까

첫인상 이야기에 자주 따라붙는 것이 “메라비언 법칙”이에요. 상대에게 전해지는 것은 말의 내용이 7%, 목소리가 38%, 표정이 55%를 차지한다는 이 숫자는 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이 1967년에 발표한 두 연구에서 나왔어요(Mehrabian & Wiener, 1967; Mehrabian & Ferris, 1967). 메라비언이 직접 소개한 식은 “전체 호감 = 말로 전한 호감 7% + 목소리로 전한 호감 38% + 얼굴로 전한 호감 55%”예요(Mehrabian, 1981).

그런데 메라비언은 이 식에 분명한 범위를 달아 뒀어요. 말과 비언어 메시지의 상대적 중요성에 대한 이 식은 감정과 태도, 즉 좋고 싫음을 전하는 실험에서 나왔고, 말하는 사람이 자기 감정이나 태도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적용되지 않는다는 거예요(Mehrabian, 1981). 실험도 매우 제한적이었어요. 핵심 연구의 참가자는 심리학을 전공하는 여성 대학생 37명이었고, 말의 내용은 “maybe(아마도)”라는 단어 하나뿐이어서 처음부터 말이 큰 역할을 하기 어려운 설계였어요. 숫자는 두 연구를 합쳐 만든 것이고, 어느 한 연구도 말·목소리·표정 세 가지를 동시에 비교하지 않았어요(Lapakko, 2007).

메라비언은 자기 연구가 자주 잘못 인용된다며, 말이 모든 의사소통의 7%뿐이라는 해석은 터무니없다고 했어요. 찾고 있는 지우개가 3층 사무실 책상의 오른쪽 둘째 서랍에 있다고 말해 줄 때, 그 메시지에서 말의 몫이 7%뿐이라고 누가 주장할 수 있겠냐는 거예요(Lapakko, 2007). 그런데도 2007년에 이 숫자를 구글에서 검색해 상위 결과로 나온 웹사이트 79곳을 조사한 연구에서 63곳(80%)은 이 숫자를 의사소통 전반에 대한 사실처럼 썼고, 감정을 전하는 의미에 관한 결과라고 제대로 설명한 곳은 1곳뿐이었어요(Lapakko, 2007).

그러니 메라비언의 결과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말은 중요하지 않다”가 아니에요. 이 실험 조건에서 좋고 싫은 감정을 전하는 말과 목소리·표정이 서로 어긋날 때 듣는 사람이 목소리와 표정에 더 무게를 뒀다는 정도예요. 면접이나 첫 만남에서 무엇을 말하는지는 여전히 중요하고,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말과 어조가 같은 이야기를 하게 하는 편이 좋아요.

첫인상, 현실적으로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

첫째, 다른 사람을 볼 때는 첫인상을 결론이 아니라 가설로 두세요. 외향성처럼 잘 드러나는 특성은 짧은 만남에서도 어느 정도 맞지만, 친화성은 짧게 봐서는 가장 맞히기 어려웠고(Carney 등, 2007), 정서적 안정성처럼 겉으로 잘 안 보이는 특성은 가까운 사이가 돼야 크게 정확해졌어요(Connelly & Ones, 2010). 특히 얼굴 생김새나 사진 한 장으로 사람을 고르거나 배제하면 근거가 약한 인상이 꼬리표가 되기 쉬워요(Todorov 등, 2015; Todorov & Porter, 2014). 내가 품은 첫인상이 상대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고, 그 태도가 다시 상대의 반응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면 좋아요(Günaydın 등, 2017).

둘째, 내 첫인상이 걱정된다면 상대가 생각보다 나를 더 좋게 봤을 가능성부터 떠올려 보세요.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한 뒤 사람들은 상대가 자기를 얼마나 좋아하고 대화를 즐겼는지를 꾸준히 낮게 짐작했어요. 실험실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 기숙사 룸메이트를 알아 가는 대학 신입생, 워크숍에서 처음 만난 일반인 모두에서 이 “호감 격차”가 나타났고, 대화 길이와 상관없이 나타났으며 몇 달 동안 이어지기도 했어요(Boothby 등, 2018).

셋째, 좋은 인상을 주려는 노력이 꼭 가면을 쓰는 일은 아니에요.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 달라”는 안내를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호감을 샀을 뿐 아니라, 본인이 답한 고유한 성격 특성과 지능검사 점수에 더 가깝게 평가됐어요. 연구진은 이들이 대화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 덕분일 수 있다고 분석했어요(Human 등, 2012). 새로 만난 같은 반 학생들 사이에서는 상대의 성격을 더 정확하게 본 경우 학기 내내 더 자주 어울렸고 학기 말에 더 호감을 느꼈으며, 상대를 좋게 보는 쪽으로 기운 첫인상도 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을 강하게 예측했어요(Human 등, 2013). 첫인상을 꾸미는 요령보다 대화에 관심을 갖고 나를 보여 주는 편이 연구 결과와 더 잘 맞아요.

넷째, 첫인상이 어긋났다면 다음 만남에서 맥락을 전해 보세요. 실험에서는 앞의 일을 다르게 해석하게 해 주는 새 정보가 인상을 바꿨어요(Mann & Ferguson, 2015). 가상의 인물을 다룬 실험이라 현실에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고, “그날은 긴장해서 말이 적었어요” 같은 설명도 연구에서 직접 시험한 문장은 아니지만, 앞의 모습을 다시 보게 하는 설명은 해 볼 만해요.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너무 두려워 자꾸 피하게 되거나 일상이 힘들다면, 첫인상 요령보다 사회불안 가이드가 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mind.io의 Big Five 성격검사는 첫인상이 아니라 내 응답으로 다섯 가지 성격 특성을 보여 줘요.

첫인상 자주 묻는 질문

Q. 첫인상은 몇 초 만에 결정되나요? A. 얼굴 사진으로 받는 매력이나 신뢰감 같은 인상은 0.1초 만에 생기고, 더 오래 봐도 다른 사람들의 판단과 맞는 정도는 의미 있게 높아지지 않았어요(Willis & Todorov, 2006). 무표정한 얼굴의 위협감은 39밀리초 안에 본 정보로도 일관되게 판단됐어요(Bar 등, 2006). 하지만 성격을 맞히는 정확도는 대체로 오래 볼수록 높아져서, 5분 대화 영상을 쓴 연구에서는 길이에 비해 60초가 가장 효율적이었어요(Carney 등, 2007).

Q. 첫인상은 정확한가요? A. 특성에 따라 달라요. 낯선 사람 24명이 영상, 사진, 녹음 가운데 하나만 보고 평가했을 때 외향성과 성실성이 본인 평가와 가장 잘 맞았고(Borkenau & Liebler, 1992), 30명의 대화 영상을 쓴 연구에서는 친화성이 가장 맞히기 어려웠어요(Carney 등, 2007). 정서적 안정성처럼 겉으로 잘 안 보이는 특성은 가까운 사이가 돼야 크게 정확해졌어요(Connelly & Ones, 2010). 첫인상에서 인기가 많다고 좋은 사람이라는 뜻도 아니어서, 자기애가 높은 사람일수록 첫인상에서 더 인기가 있었어요(Back 등, 2010). 다만 이는 평균적인 경향이라, 첫인상이 좋다고 자기애가 높다는 뜻은 아니에요.

Q. 첫인상은 바꿀 수 있나요? A. 바꿀 수 있어요. 처음 들은 정보가 인상의 방향을 정하는 초두 효과는 있지만(Asch, 1946), 2,882명이 참여한 실험에서는 그 효과가 작았어요(Sullivan, 2019). 사진으로 느낀 호감은 한 달 넘게 지나 실제로 만난 뒤 호감의 변량 가운데 약 35%를 설명해, 꽤 이어지면서도 수정됐어요(Günaydın 등, 2017). 앞의 일을 다르게 해석하게 해 주는 새 정보는 자동적인 평가를 뒤집었고, 그 변화는 3일 뒤에도 유지됐어요(Mann & Ferguson, 2015).

Q. 메라비언 법칙은 사실인가요? A. 말 7%, 목소리 38%, 표정 55%라는 숫자는 1967년의 두 실험에서 나왔지만, 메라비언 자신이 감정과 태도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어요(Mehrabian, 1981). 핵심 연구는 여성 대학생 37명이 “maybe”라는 단어 하나를 들은 실험이었고, 어느 연구도 세 가지를 동시에 비교하지 않았어요(Lapakko, 2007). 대화나 첫인상 전체에서 말이 7%라는 뜻은 아니에요.

Q. 첫인상 좋아지는 법이 있나요? A. 연구가 뒷받침하는 “기술”보다는 태도에 가까워요. 사람들은 대화 상대가 자기를 얼마나 좋아했는지를 꾸준히 낮게 짐작했으니(Boothby 등, 2018), 생각보다 좋은 인상을 줬을 가능성이 커요.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 주려 한 사람들은 더 호감을 샀고 더 정확하게 평가됐는데, 대화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 덕분일 수 있어요(Human 등, 2012). 첫인상이 어긋났다면 앞의 모습을 다시 보게 하는 맥락을 전해 볼 수 있어요(Mann & Ferguson, 2015).

Q. 얼굴만 보고 첫인상을 판단해도 되나요? A. 권하지 않아요. 얼굴 인상은 사람들끼리 비슷하고 투자나 지도자 선택 같은 결정에도 영향을 주지만, 그 인상이 사람을 제대로 진단한다는 주장은 크게 과장돼 왔어요(Todorov 등, 2015). 같은 사람이라도 사진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졌어요(Todorov & Porter, 2014). 관상과 얼굴 인상의 정확도는 관상 과학적 근거 가이드에 정리했어요.

참고 문헌: Willis, J., & Todorov, A. (2006), First impressions: making up your mind after a 100-ms exposure to a face, Psychological Science 17(7), 592-598, https://doi.org/10.1111/j.1467-9280.2006.01750.x; Bar, M., Neta, M., & Linz, H. (2006), Very first impressions, Emotion 6(2), 269-278, https://doi.org/10.1037/1528-3542.6.2.269; Ambady, N., & Rosenthal, R. (1992), Thin slices of expressive behavior as predictors of interpersonal consequences: a meta-analysis, Psychological Bulletin 111(2), 256-274, https://doi.org/10.1037/0033-2909.111.2.256; Ambady, N., & Rosenthal, R. (1993), Half a minute: predicting teacher evaluations from thin slices of nonverbal behavior and physical attractivenes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64(3), 431-441, https://doi.org/10.1037/0022-3514.64.3.431; Borkenau, P., & Liebler,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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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Accurate first impressions leave a lasting impression: the long-term effects of distinctive self-other agreement on relationship development,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4(4), 395-402, https://doi.org/10.1177/194855061246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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