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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가이드

사랑의 삼각형 이론: 친밀감·열정·헌신과 8가지 사랑 유형, 연구로 본 스턴버그 이론

사랑의 삼각형 이론은 스턴버그가 1986년에 제안한 이론으로, 사랑을 친밀감·열정·헌신 세 요소로 나눠요. 세 요소가 있고 없음에 따라 좋아함, 낭만적 사랑, 동반자적 사랑, 완전한 사랑 같은 8가지 유형이 나오고, 25개국 연구에서 세 요소 구조가 확인됐지만 세 요소끼리 겹치는 정도가 커요.

스턴버그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은 사랑의 3요소인 친밀감·열정·헌신으로 사랑을 봐요. 완전한 사랑을 포함한 8가지 사랑 유형의 뜻, 척도로 재는 법과 한계, 시간에 따른 변화, 관계 만족과의 관련을 연구로 정리했어요.

사랑의 삼각형 이론이란: 친밀감·열정·헌신

사랑의 삼각형 이론은 미국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J. Sternberg)가 1986년 논문에서 제안한 이론이에요. 사랑을 세 가지 요소로 나눠 봐요. 친밀감은 사랑하는 관계에서 느끼는 가까움과 이어져 있다는 느낌, 유대감이에요. 열정은 로맨스와 신체적 끌림, 성적인 결합으로 이끄는 동기예요. 결정/헌신은 짧게 보면 ‘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결정이고, 길게 보면 그 사랑을 지켜 가겠다는 다짐이에요(Sternberg, 1986). 세 요소를 삼각형의 세 꼭짓점에 놓기 때문에 ‘사랑의 삼각형’이라고 불러요. 이 글에서는 결정/헌신을 줄여 헌신이라고 쓸게요.

스턴버그는 삼각형의 크기와 모양을 나눠서 봤어요. 세 요소가 얼마나 강한지가 사랑의 양, 곧 삼각형의 넓이를 정하고, 세 요소가 서로 어떤 비율로 섞였는지가 사랑의 종류, 곧 삼각형의 모양을 정한다는 거예요. 세 요소가 비슷하면 정삼각형에 가깝고, 열정만 크거나 헌신만 크면 한쪽으로 기운 삼각형이 돼요. 다만 스턴버그 스스로도 삼각형은 사랑의 미묘한 결을 거칠게 나타낸 그림일 뿐이라고 덧붙였어요(Sternberg, 1986).

세 요소는 성격도 달라요. 스턴버그는 친밀감을 어머니, 아버지, 형제자매, 친한 친구, 연인에 대한 사랑에 공통으로 들어 있는 핵심으로 봤고, 열정과 헌신은 관계에 따라 훨씬 선택적으로 나타난다고 봤어요. 열정에는 성적 욕구가 크게 작용할 수 있지만 자존감, 돌봄, 소속, 자아실현 같은 다른 욕구도 섞일 수 있어요. 또 친밀감은 마음먹은 대로 조절하기 어렵고 열정은 더 어렵지만, 헌신은 스스로 꽤 조절할 수 있는 요소라고 봤어요. 그리고 관계에 굴곡이 있을 때는 헌신이 거의 혼자 관계를 지탱하는 시기도 있다고 했어요(Sternberg, 1986). 이 글은 이론의 내용과 이후 연구가 이 이론을 어디까지 확인했는지를 정리했어요.

사랑의 8가지 유형: 좋아함부터 완전한 사랑까지

세 요소가 있느냐 없느냐로 나누면 모두 여덟 가지 조합이 나와요. 스턴버그는 이를 사랑의 8가지 유형으로 정리하면서, 각 유형은 요소가 완전히 있거나 완전히 없는 극단적인 경우라고 분명히 했어요. 실제 관계에서 세 요소는 있다, 없다가 아니라 정도의 문제라서, 대부분의 관계는 유형과 유형 사이 어딘가에 있다는 거예요(Sternberg, 1986).

한 가지 요소만 있거나 아무것도 없는 유형부터 볼게요. 비사랑(사랑 아님)은 세 요소가 모두 없는 상태로, 우리가 매일 스치는 대부분의 관계가 여기에 들어요. 좋아함은 친밀감만 있는 관계로, 진짜 우정에서 느끼는 가까움과 따뜻함이에요. 스턴버그는 ‘부재 테스트’로 좋아함과 그 이상을 가렸어요. 좋아하는 친구가 오래 떠나 있으면 보고 싶긴 해도 그 빈자리에 마음이 계속 머물지는 않지만, 그 이상의 관계라면 상대의 부재를 계속 곱씹게 된다는 거예요. 도취적 사랑은 열정만 있는 ‘첫눈에 반한 사랑’이에요. 거의 순식간에 생겼다가 그만큼 빨리 사라질 수 있고, 본인보다 주변 사람이 먼저 알아채기 쉽다고 했어요. 공허한 사랑은 헌신만 있는 사랑으로, 오래 이어졌지만 정서적 교감과 신체적 끌림을 잃은 관계에서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중매결혼을 하는 사회에서는 헌신에서 관계가 시작되기도 해서, 공허한 사랑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도 있다고 했어요(Sternberg, 1986).

두 요소가 합쳐진 유형은 세 가지예요. 낭만적 사랑은 친밀감과 열정이 합쳐진 사랑으로, 좋아함에 신체적 끌림이 더해진 상태예요.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문학 속 사랑이 여기에 가까워요. 동반자적 사랑(우애적 사랑)은 친밀감과 헌신이 합쳐진 사랑으로, 오래 이어지는 헌신적인 우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신체적 끌림이 잦아든 결혼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했어요. 허구적 사랑(얼빠진 사랑)은 친밀감 없이 열정과 헌신만 있는 사랑이에요. 만난 지 2주 만에 약혼하고 한 달 뒤 결혼하는 식의 회오리 같은 연애로, 열정은 금세 생길 수 있어도 친밀감은 그렇지 않아서 관계가 끝날 위험이 있다고 봤어요(Sternberg, 1986).

세 요소가 모두 갖춰진 것이 완전한 사랑(성숙한 사랑)이에요. 많은 사람이 특히 연인 관계에서 바라는 사랑이지만, 스턴버그는 이를 체중 감량에 빗대 목표에 닿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려울 때가 많다고 했어요. 완전한 사랑에 이르렀다고 해서 그 사랑이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거예요(Sternberg, 1986). 그래서 여덟 유형은 관계의 등급표라기보다, 지금 어떤 요소가 크고 어떤 요소가 작은지 말로 짚어 보는 지도에 가까워요. 이론 안에서도 공허한 사랑은 관계의 시작일 수 있고, 동반자적 사랑은 신체적 끌림이 잦아든 결혼에서 흔한 모습으로 그려져요.

사랑의 삼각형은 어떻게 잴까, 척도의 한계

연구에서 많이 쓰는 도구는 스턴버그의 삼각형 사랑 척도(Triangular Love Scale, TLS)예요. 친밀감, 열정, 헌신을 15문항씩, 모두 45문항으로 재고, 각 문장에 1(전혀 아니다)부터 9(매우 그렇다)까지 답해요(Sorokowski 등, 2021). 스턴버그는 1997년 두 연구로 이 척도를 검증했는데, 자료가 척도의 쓸모를 대체로 지지하지만 완전히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결론지었어요(Sternberg, 1997).

이후 연구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문제는 세 요소가 잘 갈라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데이트 중인 대학생 90명 연구에서 척도는 내적 일관성과 2주 간격 재검사 신뢰도가 괜찮았고 공인 타당도에 관한 가설도 지지됐지만, 하위 척도끼리의 상관이 높았어요(Chojnacki & Walsh, 1990). 다른 연구에서는 문항이 정해진 요인에 실리긴 했지만 모형의 적합도가 나빴고 세 요인의 상관이 높았으며, 여러 문항이 두 요인 이상에 걸쳐 실렸어요. 그래도 하위 척도의 내적 일관성은 매우 높았고, 2개월 간격 재검사 신뢰도도 적절했어요(Whitley, 1993). 미혼 대학생 391명의 응답으로 사랑과 애착을 재는 설문 다섯 개를 비교한 연구에서도, 이를 정리한 2021년 논문에 따르면 세 덩어리가 예상대로 나오지 않았어요(Hendrick & Hendrick, 1989; Sorokowski 등, 2021). 성인 204명을 조사한 연구는 더 탄탄한 측정 도구와 대학생이 아닌 성인 표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Acker & Davis, 1992), 일본어판을 만든 연구에서도 여러 문항이 두 요인 이상에 걸쳐 실려서, 그런 문항을 뺀 27문항으로 세 요인을 확인했어요(Kanemasa & Daibo, 2003).

세 요소를 따로 재는 데 성공한 연구도 있어요. 새로 만든 문항으로 젊은 연인 233명(여성 123명, 남성 110명)을 조사한 연구와 기혼자 213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세 요소가 뚜렷하게 나뉘었어요(Lemieux & Hale, 1999, 2000). 다만 기혼자 연구는 요인끼리 상관이 없다고 가정하는 회전 방법(배리맥스)을 써서, 아래에 나오는 요인 간 상관과 바로 견주기는 어려워요(Lemieux & Hale, 2000). 가장 큰 검증은 45개국에서 11,422명이 답한 자료 가운데, 연인이나 배우자가 있고 나라별로 150명 이상인 25개국 7,332명을 분석한 연구예요. 세 요인 구조가 확인됐고, 척도가 나라 사이와 남녀 사이에서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측정 동일성도 확인됐어요. 한국도 자료를 모았지만 150명에 못 미쳐 최종 분석에서는 빠졌어요(Sorokowski 등, 2021). 다만 같은 자료를 다시 분석한 연구에서 세 요인 사이의 상관은 0.75~0.81로 여전히 높았어요(Kowal 등, 2024). 2021년 연구진은 대부분의 연애에서 세 요소가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관계 초기에는 상대를 이상화해 긍정적인 문장에 두루 높게 답하기 쉽다는 설명을 내놓았어요(Sorokowski 등, 2021).

문항이 많다 보니 연구마다 줄인 판을 제각각 써 온 것도 문제였어요. 1997~2021년에 이 척도를 쓴 연구 232편을 살펴보니 원래 45문항을 그대로 쓴 연구는 83편(36%)뿐이고, 145편(64%)은 고치거나 대부분 줄인 판을 썼어요. 그래서 요소마다 5문항씩, 5점 척도로 답하는 15문항 단축판(TLS-15)이 만들어졌고, 156개국 60,311명이 37개 언어로 답한 자료에서 신뢰도와 타당도가 확인됐어요. 37개 언어에는 한국어, 일본어, 프랑스어도 들어 있고, 언어 사이의 동일성은 척도마다 2문항은 언어마다 조금 다르게 작동하도록 허용한 부분 동일성으로 확인됐어요(Kowal 등, 2024). 12~88세 2,791명에게 짧은 척도를 쓴 연구에서도 청소년과 성인 모두에서 세 요인 구조가 확인됐어요(Sumter 등, 2013).

mind.io에는 이 척도로 사랑의 삼각형을 재는 테스트가 없어요. 연애 스타일 테스트는 스턴버그가 아니라 존 앨런 리의 여섯 가지 사랑 스타일을 보는 가벼운 자기 점검이에요. 인터넷에서 ‘사랑의 삼각형 테스트’라는 이름으로 도는 짧은 퀴즈도 위 연구들이 검증한 척도와 문항이나 채점이 다를 수 있으니, 출처와 문항 수부터 확인해 보세요.

시간이 지나면 친밀감·열정·헌신은 어떻게 변할까

스턴버그는 세 요소가 시간에 따라 서로 다른 곡선을 그린다고 봤어요. 열정은 끌리는 사람을 만나면 빠르게 솟아 금세 정점에 이르고, 익숙해지면서 낮아져 안정된 수준에 머문다고 봤어요. 친밀감은 서로를 잘 알게 될수록 예측하지 못한 일이 줄어 겉으로 느끼는 감정은 옅어지지만, 관계가 잘 이어지고 있다면 그건 멀어져서가 아니라 더 깊이 이어져서이고, 그만큼 드러나지 않는 ‘잠재된 친밀감’이 쌓인다고 했어요. 잠깐 떨어져 지내거나 함께 여행하며 일상이 바뀔 때 그 친밀감이 드러난다는 거예요. 헌신은 관계가 잘 되면 처음엔 천천히, 그다음 빠르게 늘다가 평평해지는 S자 곡선을 그리고, 관계가 시들면 내려간다고 봤어요(Sternberg, 1986).

연구 결과는 대체로 이 그림과 비슷하지만 다 맞지는 않았어요. 성인 204명 연구에서 헌신은 예상대로 결혼한 사람이 더 높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열정이 줄어드는 모습은 여성에게서만 나타났고 친밀감은 긴 관계에서 대체로 줄지 않았어요(Acker & Davis, 1992). 앞서 본 젊은 연인 233명 연구와 기혼자 213명 연구의 자료를 합쳐 446명을 가볍게 만나는 단계, 한 사람만 만나는 단계, 약혼, 결혼으로 나눠 다시 본 연구에서는 사귄 기간이 길수록 친밀감과 열정은 낮고 헌신은 높았어요. 단계별로는 친밀감과 열정이 가볍게 만나는 사람에게서 가장 낮고 약혼한 사람에게서 높았다가 결혼한 사람에게서 다시 낮았고, 헌신은 단계가 깊어질수록 높아졌어요(Lemieux & Hale, 2002). 인터넷 조사에 응한 16,030명 연구에서도 사귄 기간이 길수록 열정은 낮고 헌신은 높았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열정은 낮고 친밀감과 헌신은 높았어요(Ahmetoglu 등, 2010).

같은 다국가 연구에서 사귄 기간별로 비교했더니(이 분석에는 150명이 안 된 나라의 참여자도 포함됐어요), 열정은 사귄 기간이 가장 짧은 커플에서 가장 높고 가장 긴 커플에서 가장 낮았으며, 헌신은 1년 이하인 사람이 다른 모든 기간보다 낮았어요. 친밀감은 1년 이하에서 가장 낮고 3~6년까지 조금씩 높다가 그보다 긴 관계에서 다시 낮았어요. 하지만 연구진은 이 차이가 통계적으로는 유의해도 크기는 작았다고 강조했어요(Sorokowski 등, 2021). 나이로 나눠 본 연구에서는 12~17세 청소년이 18~30세보다 세 요소가 모두 낮았고, 50세 이상은 열정과 친밀감이 낮았지만 헌신은 젊은 성인, 중년과 비슷했어요(Sumter 등, 2013).

이 결과를 ‘열정은 결국 식는다’로 읽기 전에 알아 둘 점이 있어요. 위 연구는 대부분 같은 사람을 따라간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을 한 시점에 비교한 거예요. 이 다국가 연구진도 친밀감과 헌신이 낮은 짧은 관계는 일찍 끝나 조사에 들어오지 못했을 수 있고, 세 요소가 모두 낮은 오랜 커플은 참여를 거절했을 수 있다며 결과를 과장하지 말라고 했어요(Sorokowski 등, 2021). 커플 75쌍이 14일 동안 쓴 일기 연구에서는 자신이나 상대의 친밀감이 커진 날 열정도 높았지만, 반대로 열정의 변화도 친밀감을 예측해서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가릴 수 없었어요(Aykutoğlu & Uysal, 2017). 사귄 기간이 긴 커플일수록 열정의 평균이 낮은 경향은 있지만, 75쌍 일기 연구에서는 하루하루의 열정이 친밀감과 함께 오르내렸어요.

어떤 요소가 관계 만족과 이어질까

세 요소는 모두 관계 만족과 함께 움직이는 편이에요. 젊은 연인 233명 연구와 기혼자 213명 연구에서 친밀감, 열정, 헌신은 모두 관계 만족과 유의한 관련이 있었고, 회귀 분석에서 세 요소가 각각 만족을 예측했어요(Lemieux & Hale, 1999, 2000). 같은 연구에서 성별 차이는 방향이 달랐어요. 젊은 연인 연구에서는 여성의 친밀감과 헌신이 더 높았지만, 기혼자 연구에서는 남성의 친밀감이 더 높았어요(Lemieux & Hale, 1999, 2000). 12~88세 연구도 세 요소의 성별 차이가 흔히 말하는 것보다 작다고 봤어요(Sumter 등, 2013).

어느 요소가 가장 중요하냐는 질문에는 답이 엇갈려요. 성인 204명 연구에서는 헌신이 만족을 가장 강하고 일관되게 예측했고, 특히 가장 오래된 관계에서 그랬어요(Acker & Davis, 1992). 2개월 동안 관계를 따라간 연구에서는 세 하위 척도 모두 그 관계가 서로만 만나는 관계인지, 2개월 뒤에도 이어졌는지와 관련이 있었지만, 관계가 계속될 거라는 기대와 관련된 것은 헌신과 열정뿐이었어요(Whitley, 1993). 반면 짝사랑부터 결혼까지 관계 단계별로 나눠 본 브라질 참여자 1,102명 연구에서는, 관계가 깊은 단계일수록 열정과 친밀감이 만족과 더 강하게 이어지고 헌신의 비중은 줄었어요(Cassepp-Borges 등, 2025).

성격과의 관련을 본 연구도 있어요. 16,030명 연구에서 친화성이 높은 사람은 세 요소가 모두 높았고,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친밀감과 헌신이 높았어요(Ahmetoglu 등, 2010). 다만 이 결과들도 대부분 한 시점에 함께 잰 상관이에요. 헌신이 만족을 만든다고도, 만족하니까 헌신하게 된다고도 이 자료만으로는 말할 수 없어요. 연구마다 표본과 관계 단계, 쓴 척도가 달라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뀌기도 해요. 이 연구들이 정답 요소를 알려 주지는 않으니, 내 관계를 돌아볼 때는 어느 요소가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지는지 이야기의 출발점으로만 써 보세요.

이상과 현실의 삼각형, 두 사람의 삼각형

스턴버그 이론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한 관계에 삼각형이 여러 개 있다는 생각이에요. 지금 내가 상대에게 느끼는 사랑의 삼각형이 있고, 이 관계에서 바라는 이상적인 삼각형이 따로 있어요. 이상은 이전 관계의 경험과 관계에 대한 기대에서 만들어지는데, 그 기대가 현실에 바탕을 둘 수도 아닐 수도 있어요. 현실의 삼각형이 이상보다 전체적으로 작으면 과소 관여, 크면 과잉 관여, 크기보다 모양이 어긋나면, 예를 들어 친밀감과 열정은 바라는 것보다 적은데 헌신은 바라는 것보다 크면 어긋난 관여라고 불렀어요. 두 사람의 삼각형이 얼마나 겹치는지, 내가 느끼는 내 삼각형과 상대가 보는 내 삼각형이 같은지도 따로 볼 수 있다고 했어요(Sternberg, 1986).

이 생각의 근거로 든 것은 예일대 학부생과 대학원생 커플 24쌍(48명)을 조사한 1985년 연구예요. 참여자들은 삼각형 척도가 아니라 루빈의 사랑·호감 척도와 레빈저의 관여 척도에 네 가지 방식으로 답했어요. 내가 상대를 어떻게 느끼는지, 상대가 나를 어떻게 느낀다고 생각하는지, 이상적인 상대를 어떻게 느끼고 싶은지, 이상적인 상대가 나를 어떻게 느껴 주길 바라는지예요. 관계 만족을 가장 잘 예측한 것은 ‘상대가 나를 어떻게 느낀다고 생각하는지’와 ‘이상적인 상대가 나를 어떻게 느껴 주길 바라는지’의 차이였어요. 두 쪽이 가까울수록 만족했다는 거예요. 또 상대가 실제로 답한 감정보다 내가 지각한 상대의 감정과의 차이가 만족과 더 강하게 관련됐고(상관의 중앙값 .66 대 .34), 이상적인 상대는 실제 상대보다 평균적으로 더 좋게 평가됐어요. 이 결과는 스턴버그의 1986년 논문에 정리된 내용을 따랐어요(Sternberg & Barnes, 1985; Sternberg, 1986).

다만 24쌍의 작은 표본이고, 삼각형의 세 요소를 직접 잰 연구도 아니에요. 이번에 찾아본 범위에서는 이상과 현실의 삼각형 차이를 삼각형 척도와 큰 표본으로 다시 확인한 연구를 찾지 못했어요. 그래도 여기서 나온 실천적인 메시지는 분명해요. 스턴버그는 상대가 내 삼각형을 다르게 느끼는 큰 이유로, 사랑을 행동으로 충분히 표현하지 않는 것을 꼽았어요. 그래서 ‘행동의 삼각형’을 따로 두고, 속마음을 나누고, 상대가 잘 지내도록 챙기고, 시간과 자신을 나누고, 공감하고, 정서적·물질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친밀감의 표현으로, 입맞춤, 포옹, 바라보기, 스킨십, 성적인 친밀함을 열정의 표현으로, 약속, 신의, 힘든 때를 함께 버티는 것, 약혼과 결혼을 헌신의 표현으로 들었어요(Sternberg, 1986).

이 생각을 대화 도구로 쓰는 방법은 간단해요. 친밀감, 열정, 헌신마다 ‘지금’과 ‘내가 바라는 모습’을 각각 0~10 사이 숫자로 적어 보고, 원하면 상대도 따로 적어 나란히 놓아 보세요. 어느 요소에서 차이가 가장 큰지, 그 요소가 서로에게 어떤 행동으로 전해지면 좋을지를 이야기하면 돼요. 이건 검증된 척도가 아니라 스턴버그의 그림을 빌린 대화의 출발점이라서, 숫자로 관계를 판정하거나 상대에게 점수를 매기는 데 쓰면 안 돼요. 두 사람의 그림이 다르다는 건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이야기할 거리가 생겼다는 뜻이에요. 상대가 두렵거나 점수를 강요받는 관계라면 이 방법보다 안전이 먼저예요. 위급하면 바로 112, 가정폭력·교제폭력 상담은 여성긴급전화 1366(24시간)에 연락하세요.

사랑의 6가지 유형·애착·사랑의 언어와는 어떻게 다를까

사랑의 삼각형 이론은 사랑을 ‘이 관계에 무엇이 얼마나 있나’로 보고, 존 앨런 리의 사랑의 6가지 유형은 ‘사랑을 어떤 태도로 대하나’로 봐요. 스턴버그는 1986년 논문에서 두 이론을 견주며, 에로스는 도취적 사랑에 꽤 가깝고 마니아는 도가 지나친 도취적 사랑이며, 스토르게는 동반자적 사랑에 아주 가깝다고 봤어요. 반면 루두스는 사랑의 종류가 아니라 어떤 사랑에서든 쓸 수 있는 관계 맺기 방식이고, 프라그마는 사랑이라기보다 상대를 찾는 실용적인 방식이며, 아가페는 이타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의 사랑에 따라오는 특징이라고 봤어요. 그러면서도 두 이론을 직접 맞대어 검증한 적은 없어서, 어느 쪽이 더 타당한지는 열린 질문이라고 했어요(Sternberg, 1986).

실제 자료에서 두 틀은 서로 이어져요. 연애 중인 미혼 커플을 조사한 두 연구에서 에로스와 아가페가 높을수록 친밀감, 열정, 헌신과 만족이 높았고, 루두스는 그 반대였으며, 마니아는 열정과 양의 관련이 있었어요. 같은 연구들에서 안정 애착은 좋은 관계 특성과, 회피 애착과 불안·양가 애착은 나쁜 관계 특성과 관련됐어요(Levy & Davis, 1988). 사랑을 대하는 내 태도는 연애 스타일 테스트로, 관계에서 되풀이되는 불안이나 거리 두기는 애착유형 테스트와 애착유형별 연애 특징으로 따로 볼 수 있어요.

사랑의 언어는 어떤 행동으로 사랑을 주고받을 때 크게 느끼는지를 묻는다는 점에서 스턴버그의 행동의 삼각형과 맞닿아 있어요. 다만 사랑의 언어는 다섯 가지 표현 방식을, 행동의 삼각형은 세 요소가 각각 어떤 행동으로 드러나는지를 나눈 것이라 같은 틀은 아니에요. 이 이론들은 서로를 대신하지 않아요. 삼각형은 관계에 지금 무엇이 있는지, 사랑 스타일은 사랑을 대하는 태도, 애착은 가까움을 둘러싼 불안과 회피, 사랑의 언어는 표현 방식을 보는 렌즈라서, 함께 쓰면 하나만으로 놓치는 부분을 채울 수 있어요.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Q.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서 가장 좋은 사랑은 완전한 사랑인가요? A. 스턴버그는 완전한 사랑을 많은 사람이 바라는 사랑으로 봤지만, 이르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려울 때가 많고 이르렀다고 계속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했어요(Sternberg, 1986). 여덟 유형은 극단적인 경우를 나눈 것이라 실제 관계는 대부분 그 사이에 있어요. 지금 어느 유형이냐보다 세 요소의 균형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보는 편이 이론에 맞아요.

Q. 연애 초반의 열정은 결국 식나요? A. 여러 나라 커플을 비교한 연구에서 사귄 기간이 긴 커플일수록 열정이 낮았지만 그 차이는 작았고, 서로 다른 커플을 한 시점에 비교한 결과예요(Sorokowski 등, 2021). 성인 204명 연구에서는 열정 감소가 여성에게서만 나타났고(Acker & Davis, 1992), 75쌍 일기 연구에서는 친밀감이 커진 날 열정도 함께 높았어요(Aykutoğlu & Uysal, 2017). 평균의 흐름이 한 커플의 앞날을 정해 주지는 않아요.

Q. 헌신만 남은 관계는 끝내야 하나요? A. 이론만으로 그렇게 판단할 수는 없어요. 스턴버그는 헌신만 있는 공허한 사랑이 오랜 관계의 끝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중매결혼처럼 관계의 시작일 수도 있다고 봤고, 굴곡이 있을 때는 헌신이 거의 혼자 관계를 지탱하기도 한다고 했어요(Sternberg, 1986). 다만 헌신이 무슨 일이든 참는다는 뜻은 아니에요. 상대가 두렵거나 누구를 만나고 어디에 가는지까지 통제당하고 있다면, 그건 사랑의 균형이 아니라 안전의 문제예요. 위급하면 바로 112, 가정폭력·교제폭력 상담은 여성긴급전화 1366(24시간)에 연락하세요. 트라우마 본딩 가이드에 도움받을 곳을 정리해 두었어요.

Q. 사랑의 삼각형 테스트는 정확한가요? A. 연구용 45문항 삼각형 사랑 척도는 25개국에서 세 요인 구조와 측정 동일성이 확인됐지만, 세 요소끼리 상관이 높아 잘 갈라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어요(Sorokowski 등, 2021; Kowal 등, 2024). 인터넷의 짧은 테스트는 이 척도와 문항이나 채점이 다를 수 있으니 결과를 관계의 판정으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mind.io에는 이 척도로 재는 테스트가 없어요.

Q. 사랑의 삼각형과 사랑의 6가지 유형은 같은 건가요? A. 아니에요. 삼각형 이론은 관계 안에 친밀감, 열정, 헌신이 얼마나 있는지를, 리의 이론은 사랑을 대하는 태도를 봐요. 스턴버그는 스토르게는 동반자적 사랑에 가깝지만 루두스와 프라그마는 사랑의 종류가 아니라고 봤어요(Sternberg, 1986). 리의 이론은 사랑의 6가지 유형에 따로 정리했어요.

Q. 연인과 삼각형 모양이 다르면 안 맞는 건가요? A. 모양이 다르다는 것만으로 안 맞는다고 판정할 근거는 부족해요. 스턴버그는 두 사람의 삼각형이 많이 겹칠수록 만족과 관련된다고 봤지만, 그 근거로 든 1985년 연구는 24쌍을 조사했고, 실제 감정보다 서로 지각한 감정이 만족과 더 강하게 관련됐어요(Sternberg & Barnes, 1985; Sternberg, 1986). 모양이 다르다면 서로 어떤 요소를 더 원하는지, 그 요소가 어떤 행동으로 전해지면 좋을지 이야기해 보세요.

참고 문헌: Sternberg, R. J., & Barnes, M. L. (1985), Real and ideal others in romantic relationships: is four a crowd?,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49(6), 1586-1608, https://doi.org/10.1037/0022-3514.49.6.1586; Sternberg, R. J. (1986), A triangular theory of love, Psychological Review 93(2), 119-135, https://doi.org/10.1037/0033-295X.93.2.119; Levy, M. B., & Davis, K. E. (1988), Lovestyles and attachment styles compared: their relations to each other and to various relationship characteristics, 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 5(4), 439-471, https://doi.org/10.1177/0265407588054004; Hendrick, C., & Hendrick, S. S. (1989), Research on love: does it measure up?,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56(5), 784-794, https://doi.org/10.1037/0022-3514.56.5.784; Chojnacki, J. T., & Walsh, W. B. (1990), Reliability and concurrent validity of the Sternberg Triangular Love Scale, Psychological Reports 67(1), 219-224, https://doi.org/10.2466/pr0.1990.67.1.219; Acker, M., & Davis, M. H. (1992), Intimacy, passion and commitment in adult romantic relationships: a test of the triangular theory of love, 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 9(1), 21-50, https://doi.org/10.1177/0265407592091002; Whitley, B. E. (1993), Reliability and aspects of the construct validity of Sternberg’s Triangular Love Scale, 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 10(3), 475-480, https://doi.org/10.1177/0265407593103013; Sternberg, R. J. (1997), Construct validation of a triangular love scale,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27(3), 313-335, https://doi.org/10.1002/(SICI)1099-0992(199705)27:3<313::AID-EJSP824>3.0.CO;2-4; Lemieux, R., & Hale, J. L. (1999), Intimacy, passion, and commitment in young romantic relationships: successfully measuring the triangular theory of love, Psychological Reports 85(2), 497-503, https://doi.org/10.2466/pr0.1999.85.2.497; Lemieux, R., & Hale, J. L. (2000), Intimacy, passion, and commitment among married individuals: further testing of the triangular theory of love, Psychological Reports 87(3), 941-948, https://doi.org/10.2466/pr0.2000.87.3.941; Lemieux, R., & Hale, J. L. (2002), Cross-sectional analysis of intimacy, passion, and commitment: testing the assumptions of the triangular theory of love, Psychological Reports 90(3), 1009-1014, https://doi.org/10.2466/pr0.2002.90.3.1009; Kanemasa, Y., & Daibo, I. (2003), Three components in the triangular theory of love and intimate opposite-sex relationships [in Japanese], Japanese Journal of Research on Emotions 10(1), 11-24, https://doi.org/10.4092/jsre.10.11; Ahmetoglu, G., Swami, V., & Chamorro-Premuzic, T. (2010), The relationship between dimensions of love, personality, and relationship length, Archives of Sexual Behavior 39(5), 1181-1190, https://doi.org/10.1007/s10508-009-9515-5; Sumter, S. R., Valkenburg, P. M., & Peter, J. (2013), Perceptions of love across the lifespan: differences in passion, intimacy, and commitment, International Journal of Behavioral Development 37(5), 417-427, https://doi.org/10.1177/0165025413492486; Aykutoğlu, B., & Uysal, A. (2017), The relationship between intimacy change and passion: a dyadic diary study, Frontiers in Psychology 8, 2257, https://doi.org/10.3389/fpsyg.2017.02257; Sorokowski, P., Sorokowska, A., Karwowski, M., Groyecka, A., Aavik, T., Akello, G., et al. (2021), Universality of the triangular theory of love: adaptation and psychometric properties of the Triangular Love Scale in 25 countries, The Journal of Sex Research 58(1), 106-115, https://doi.org/10.1080/00224499.2020.1787318; Kowal, M., Sorokowski, P., Dinić, B. M., Pisanski, K., Gjoneska, B., Frederick, D. A., et al. (2024), Validation of the short version (TLS-15) of the Triangular Love Scale (TLS-45) across 37 languages, Archives of Sexual Behavior 53(2), 839-857, https://doi.org/10.1007/s10508-023-02702-7; Cassepp-Borges, V., Gonzales, J. E., Frazier, A., & Ferrer, E. (2025), Love and relationship satisfaction as a function of romantic relationship stages, Trends in Psychology 33(3), 1027-1042 (online 2023), https://doi.org/10.1007/s43076-023-00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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