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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이드

감정표현불능증(알렉시티미아)이란: 내 감정을 모르겠을 때, 연구로 본 특징과 도움이 되는 것

감정표현불능증(알렉시티미아)은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성향으로, 진단명이 아니라 사람마다 정도가 다른 성격 특성이에요. 핀란드 성인 조사에서는 10명 가운데 1명꼴(9.9%)이 기준점을 넘었어요. 우울·자폐와 자주 함께 나타나지만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고, 직접 다루는 치료 뒤 점수가 줄었다고 보고하는 경향이 있어요.

감정표현불능증(알렉시티미아)은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성격 특성이에요. 뜻, TAS-20 같은 테스트 도구, 얼마나 흔한지, 우울·자폐·몸의 증상과의 관계, 바뀔 수 있는지, 혼자 해 볼 수 있는 것을 연구로 정리했어요.

감정표현불능증이란: 결론부터

‘감정표현불능증’ 또는 ‘알렉시티미아(alexithymia)’는 지금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성향을 가리켜요. 정신과 의사 피터 시프네오스(Peter Sifneos)는 1973년에 정신신체 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서 감정 기능이 위축되고, 상상이 빈약하고, 감정을 묘사할 알맞은 말을 찾지 못하는 특징을 보고, 이런 특징을 ‘알렉시티믹(alexithymic)’이라고 불렀어요(Sifneos, 1973). 말 그대로 ‘감정을 나타낼 말이 없음’이라는 뜻이에요(Seo 등, 2009).

오늘날 연구에서는 이 성향을 세 가지 면으로 나눠 봐요. 지금 느끼는 것이 어떤 감정인지, 감정인지 몸의 감각인지를 구별하기 어려운 것(감정 식별의 어려움),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감정 묘사의 어려움), 마음속보다 바깥의 일에 초점을 맞추는 사고방식(외부 지향적 사고)이에요(Seo 등, 2009). 감정이 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감정표현불능 점수가 높을수록 감정과 배고픔, 피로 같은 몸의 상태를 더 비슷하게 느낀다는 연구도 있어요(Brewer 등, 2016).

이름에 ‘-증’이 붙어 있지만 정신질환 진단명은 아니에요. 따로 정해진 진단 기준이 없는 준임상적 개념이고(Brewer 등, 2016; Hemming 등, 2019), 연구자들은 ‘있다, 없다’로 나뉘는 상태가 아니라 사람마다 정도가 다른 성격 특성으로 봐요. 지역사회 1,933명, 대학생 1,948명, 정신과 외래 환자 302명의 응답을 분석한 연구는 감정표현불능이 범주가 아니라 연속적인 차원이라는 강한 근거를 보였어요(Parker 등, 2008). 그래서 이 글에서는 ‘감정표현불능증 환자’ 대신 ‘감정표현불능 경향이 높은 사람’이라고 써요.

결론부터 말하면, 핀란드 성인 5,454명 조사에서는 10명 가운데 1명꼴(9.9%)이 흔히 쓰는 기준점을 넘었어요(Mattila 등, 2006). 감정표현불능 경향은 우울, 몸의 증상, 자폐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 관련성을 본 연구라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대체로 오래 유지되는 특성이지만 우울 같은 지금의 상태에 따라 점수가 달라지기도 하고(Luminet 등, 2001), 감정표현불능을 직접 다루는 치료 뒤에는 점수가 줄었다고 보고하는 경향이 있었어요(Cameron 등, 2014).

이 글은 감정표현불능을 어떻게 재고 얼마나 흔한지, 우울·몸의 증상·자폐와의 관계, 몸의 신호를 둘러싼 논쟁, 바뀔 수 있는지, 혼자 해 볼 수 있는 것, 전문가와 이야기해 볼 때를 다뤄요. mind.io에는 감정표현불능증 검사가 없고, 이 글에도 척도 문항은 싣지 않았어요. 감정을 다루는 방법 전반은 감정 조절 가이드에 따로 정리했어요.

어떻게 재고, 얼마나 흔할까

가장 많이 쓰이는 도구는 20문항짜리 자기보고 설문인 토론토 감정표현불능 척도(TAS-20)예요. 감정 식별의 어려움 7문항, 감정 묘사의 어려움 5문항, 외부 지향적 사고 8문항에 1점(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5점(매우 그렇다)까지 답하고, 총점은 20~100점이에요(Seo 등, 2009). 개발 연구에서 좋은 내적 일관성과 검사-재검사 신뢰도, 이론에 맞는 세 요인 구조가 확인됐어요(Bagby 등, 1994). 18개 언어로 번역돼 19개 나라에서 확인적 요인분석으로 검토됐고, 세 요인 구조가 언어와 문화를 넘어 재현된다는 강한 근거가 나왔지만, 영어가 주 언어가 아닌 문화권 대부분에서 외부 지향적 사고 요인은 내적 신뢰도가 부족했어요(Taylor 등, 2003).

한국판(TAS-20K)은 1996년에 성인을 대상으로 개발되고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됐어요(Lee 등, 1996). 대구의 중학생 290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세 요인 구조가 확인됐고, 전체 척도의 내적 일관성(α = 0.87)과 검사-재검사 신뢰도(0.87, 22명을 4주 뒤 다시 검사)도 양호했어요(Seo 등, 2009).

영어판에서는 총점이 60점을 넘으면(61점 이상) 감정표현불능 경향이 있는 것으로, 52점 미만이면 확실히 없는 것으로 보는 기준점이 경험적으로 정해졌어요(Seo 등, 2009). 아래에 나오는 비율은 이런 기준점을 넘은 사람의 비율이라,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숫자예요. TAS-20은 상상력이 빈약한 면을 재지 않고 외부 지향적 사고 척도는 신뢰도가 낮을 수 있어서, TAS 하나만으로 평가하지 말라는 권고도 있어요(Kinnaird 등, 2019).

설문의 한계를 보완하는 도구도 만들어졌어요. 토론토 구조화 면접(TSIA)은 면접자가 24개 질문과 채점 기준으로 평가하는 도구로, 지역사회 136명과 정신과 외래 환자 97명을 대상으로 개발됐고 TAS-20과의 상관은 유의했지만 크지 않았어요(Bagby 등, 2006). 퍼스 감정표현불능 질문지(PAQ)는 24문항 자기보고 설문으로, 부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감정을 따로 잴 수 있게 만들어졌어요(Preece 등, 2018). mind.io에는 이런 검사가 없고, 짧은 문답으로 감정표현불능을 판정하는 자체 검사도 만들지 않았어요.

얼마나 흔할까요? 핀란드 일반 인구 1,285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점수는 남녀 모두 정규분포를 이뤄 성격 차원이라는 점을 뒷받침했고, 13%가 기준점을 넘었어요. 남성(17%)이 여성(10%)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고, 나이가 많을수록, 교육 수준과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많았어요(Salminen 등, 1999). 30~97세 5,454명을 조사한 더 큰 연구에서는 9.9%(남성 11.9%, 여성 8.1%)였고, 나이와의 관련이 뚜렷했어요(Mattila 등, 2006).

성별 차이는 면마다 달랐어요. 핀란드 연구에서 남성은 감정 묘사의 어려움과 외부 지향적 사고 점수가 높았지만, 감정 식별의 어려움에는 남녀 차이가 없었어요(Salminen 등, 1999). 한국 중학생 290명에서는 5.2%가 기준점을 넘었고 남녀 차이는 없었는데(남학생 5.4%, 여학생 4.9%), 청소년에게는 검증되지 않은 성인 기준점을 그대로 쓴 결과예요(Seo 등, 2009). 진단 기준이 없어 유병률을 정하기 어렵고, 여러 연구의 추정치는 10~19%에 걸쳐 있어요(Hemming 등, 2019).

우울, 몸의 증상, 자폐와는 어떤 관계일까

감정표현불능 경향과 가장 많이 함께 연구된 것은 우울이에요. 핀란드 일반 인구 2,018명 연구에서 기준점을 넘은 비율은 우울 점수가 높은 사람(BDI 9점 이상)에게서 32.1%, 우울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4.3%였어요. 우울을 함께 고려하자 여러 사회인구학적 요인과의 관련은 사라지고, 우울과 낮은 삶의 만족도만 감정표현불능과 관련됐어요(Honkalampi 등, 2000). 35개 연구 23,085명을 모은 메타분석에서 감정표현불능 점수와 우울 정도의 상관은 r = 0.455로 중간 정도였고, 감정 식별과 묘사의 어려움이 외부 지향적 사고보다 우울과 더 관련됐어요(Liu 등, 2025). 19개 연구 3,572명을 모은 더 이른 메타분석에서도 TAS 총점, 감정 식별과 묘사의 어려움은 우울과 중간 정도로, 외부 지향적 사고는 약하게 관련됐어요(Li 등, 2015). 상관을 모은 결과라 어느 쪽이 원인인지는 알 수 없어요.

몸의 증상과도 관련이 있어요. 연구를 모은 정량적 리뷰에서 감정표현불능은 몸의 증상을 보고하는 정도와 작거나 중간 정도로 관련됐는데, 감정 식별의 어려움이 가장 강하게 관련됐고 외부 지향적 사고는 거의 관련이 없었어요. 다만 앞으로 추적한 연구가 하나뿐이라, 감정표현불능이 신체화 증상을 일으키는 요인인지는 결론 내릴 수 없었어요(De Gucht & Heiser, 2003). 만성 통증이 있는 8,019명이 참여한 77개 연구의 메타분석에서는 만성 통증이 있는 사람의 점수가 일반인(d = 0.81)과 통증이 아닌 다른 질환이 있는 사람(d = 0.55)보다 높았고, 통증 강도(d = 0.20), 우울(d = 0.46), 불안(d = 0.43)과도 관련됐어요.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의 영향을 통제하자 통증 강도와의 관련은 더 이상 유의하지 않았어요(Aaron 등, 2019).

자폐와의 관계도 많이 연구됐어요. TAS로 자폐인 366명과 비자폐인 348명을 비교한 15개 연구의 메타분석에서 자폐 집단의 점수가 총점과 세부 점수 모두에서 더 높았고, 기준점을 넘은 사람 수를 보고한 9개 연구에서 그 비율은 자폐 집단 49.93%, 비자폐 집단 4.89%였어요. 연구진은 감정표현불능이 자폐에서 흔하지만 모든 자폐인에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정리했고, 자폐에서 보이는 감정 처리의 어려움이 자폐 자체보다 함께 있는 감정표현불능에서 온다는 가설도 소개했어요(Kinnaird 등, 2019). 감정표현불능은 자폐나 우울과 자주 함께 나타나지만 서로 다른 개념이에요(Brewer 등, 2016). 성인 자폐의 특징은 성인 자폐 특징에 정리했어요.

성격 특성과도 이어져요. 대학생 101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TAS-20 점수는 Big Five의 정서 민감성(신경성)과는 양의 관계, 외향성·개방성과는 음의 관계였고, 우호성·성실성과는 관련이 없었어요(Luminet 등, 1999). 하지만 대학생 51명을 면접으로도 평가한 연구에서는 면접으로 잰 감정 식별의 어려움이 정서 민감성과 관련이 없어서, 흔히 보고되는 이 관련이 설문으로 잰 탓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어요. 낮은 개방성, 낮은 우호성과의 관련은 측정 방법과 상관없이 나타났어요(Rosenberg 등, 2016). 내 성격 특성은 Big Five 검사로 살펴볼 수 있어요.

감정과 몸의 신호: 아직 풀리지 않은 논쟁

감정을 알아차리려면 몸 안에서 오는 신호를 읽는 능력, 즉 내수용 감각이 필요해요. 그래서 감정표현불능을 감정에만 국한되지 않고 몸의 신호 전반을 읽기 어려운 상태로 보는 가설이 나왔어요. 일반인 105명과 정신과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103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감정표현불능 점수가 높을수록 배고픔, 체온, 각성처럼 감정이 아닌 몸의 신호도 잘 읽지 못한다고 답했고, 감정과 몸의 상태를 더 비슷하게 느꼈어요. 연구진은 감정표현불능을 내수용 감각의 전반적인 실패로 보는 편이 더 맞을 수 있다고 제안했어요(Brewer 등, 2016). 다만 연구진이 이 연구를 위해 만든 설문에 스스로 답한 결과예요. 특히 감정이 아닌 몸의 신호를 묻는 설문은 내적 신뢰도가 낮아서(α = 0.53) 연구진도 이 결과는 조심해서 해석해야 한다고 했어요.

근거는 엇갈려요. 66개 표본 7,146명을 모은 메타분석에서 감정표현불능과 내수용 감각의 관련은 작은 음의 상관(r = −0.162)이었고, 객관적인 과제로 잰 정확도인지 스스로 느끼는 정도를 물은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쟀는지에 따라 관련의 크기와 방향까지 크게 달라졌어요. 정신과 질환이나 발달 질환이 있는 표본에서는 중간 정도로 관련됐지만 건강한 표본에서는 유의하지 않았고, 연구진은 내수용 감각을 정의하고 재는 방식이 아직 혼란스럽다고 지적했어요(Trevisan 등, 2019).

그래서 ‘배가 고픈 건지 화가 난 건지 모르겠다’는 경험이 감정표현불능과 함께 이야기되기는 하지만, 몸의 신호를 읽는 훈련이 감정표현불능을 줄이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어요. 앞서 소개한 첫 연구의 연구진도 내수용 감각 훈련이 임상에서 얼마나 쓸모 있는지는 앞으로 밝혀야 할 과제라고 했어요(Brewer 등, 2016).

타고난 성격일까, 바뀔 수 있을까

연구자들은 감정표현불능을 두 가지로 나눠 보기도 해요. 어린 시절이나 성인기 초기에 자리 잡는 성향으로서의 일차적(특성) 감정표현불능과, 힘든 일이나 트라우마를 겪은 뒤 견디기 힘든 감정을 피하는 방어처럼 생길 수 있는 이차적(상태) 감정표현불능이에요. 지금까지 연구는 주로 안정된 성격 특성으로 다뤄 왔지만, 유형과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없어요(Hemming 등, 2019).

일반 인구에서는 꽤 안정적이에요. 30세 이상 핀란드인 3,083명을 11년 간격으로 두 번 조사한 연구에서 TAS-20 평균은 44.2점으로 그대로였고, 처음 점수가 11년 뒤 점수를 유의하게 예측했어요. 연구진은 절대적 안정성과 상대적 안정성이 모두 높다고 결론 내렸어요. 다만 75~97세 집단은 평균이 49.1점에서 53.1점으로 올랐어요. 또 처음 조사 때 우울장애나 불안장애가 있었는지는 11년 뒤 점수와 관련이 없었지만, 11년 뒤 조사 때 그런 진단이 있는지는 그때의 점수와 관련됐어요(Hiirola 등, 2017). 지금의 우울이나 불안이 점수에 함께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요.

우울증 치료 중에도 비슷한 모습이 보여요. 14주 동안 항우울제로 치료받은 우울증 외래 환자 46명에서 감정표현불능 점수 자체는 유의하게 달라졌지만, 사람들 사이의 상대적인 위치는 대체로 유지됐어요. 연구진은 우울 증상이 크게 바뀌면 점수도 바뀔 수 있지만, 이런 상대적 안정성은 감정표현불능이 안정된 성격 특성이라는 견해를 뒷받침한다고 해석했어요(Luminet 등, 2001). 그러니 아주 우울할 때 잰 점수만으로 ‘원래 감정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단정하지 않는 게 좋아요.

치료 뒤에 줄어들 수도 있어요. 심리적 개입 뒤 감정표현불능의 변화를 다룬 리뷰는 감정표현불능이 치료로 부분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결론 내렸어요. 감정표현불능을 직접 겨냥한 개입에서는 점수가 유의하게 줄었다고 보고하는 경향이 있었고, 그렇지 않은 치료에서는 결과가 엇갈렸어요(Cameron 등, 2014). 마음챙김 기반 프로그램의 무작위 대조 시험 4개(460명)를 모은 분석에서는 TAS 점수가 대조군보다 평균 5.28점 낮았지만(95% 신뢰구간 1.28~9.28점), 연구진은 더 큰 표본으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했어요(Norman 등, 2019). 명상의 근거 전반은 명상 가이드에 정리했어요.

혼자 해 볼 수 있는 것

먼저 짚어 둘 점이 있어요. 아래 방법은 감정표현불능을 줄인다고 확인된 치료가 아니라, 관련 연구에서 나온 연습 아이디어예요. 감정을 잘 모르는 것 때문에 괴롭지 않고 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꼭 고쳐야 할 문제로 볼 필요는 없어요.

감정 단어를 늘려 보세요. 감정을 ‘기분 나빠’처럼 뭉뚱그리지 않고 세밀하게 구별해 말로 옮기는 능력을 감정 분화 또는 감정 입자도라고 해요. 리뷰에 따르면 감정을 세밀하게 구별하는 사람은 강한 고통을 겪을 때도 폭음이나 공격적인 행동 같은 해로운 대처에 덜 기댔고, 불안장애와 우울장애도 덜 심했어요. 감정 분화를 키우도록 만든 개입이 심리적 문제를 줄이고 여러 면의 안녕감을 높일 수 있다는 근거도 있다고 했어요(Kashdan 등, 2015). 예를 들어 ‘기분 나빠’ 대신 서운한지, 억울한지, 불안한지, 지쳤는지 골라 보고, 맞는 말이 없으면 감정 단어 목록을 보며 가장 가까운 말을 찾아보세요.

몸에서 시작해도 괜찮아요. 감정 식별의 어려움에는 감정과 몸의 감각을 구별하기 어려운 면이 들어 있어요(Seo 등, 2009). 하루에 몇 번 가슴 답답함, 어깨 긴장, 배고픔, 피로 같은 몸의 느낌을 먼저 적고, ‘이게 감정이라면 어떤 감정일까’, ‘방금 무슨 일이 있었지’를 이어서 생각해 보세요. 이런 연습이 감정표현불능 점수를 낮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니,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지켜보며 해 보세요.

짧게 기록해 보세요. 상황, 몸의 느낌, 떠오른 감정 단어, 그 뒤에 한 일을 한 줄씩 적어 두면 나중에 되돌아보며 되풀이되는 흐름을 살펴볼 수 있어요. 감정에 이름 붙이기와 감정과 사건을 글로 쓰는 표현적 글쓰기의 근거와 한계는 감정 조절 가이드에 정리했어요.

가까운 사람에게 미리 알려 두는 것도 방법이에요. ‘내 감정을 바로 알아차리기 어려워서 대답하는 데 시간이 걸려’라고 말해 두거나, 감정 대신 ‘좀 쉬고 싶어’, ‘잠깐 혼자 있고 싶어’처럼 지금 필요한 것을 말하면 오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고 반응하는 법은 공감 능력 가이드에서 다뤄요.

이럴 땐 전문가와 이야기해 보세요

감정을 잘 모르는 것만으로 병은 아니지만, 그 때문에 관계에서 오해와 갈등이 되풀이되거나, 기분이 가라앉고 흥미가 줄었거나, 검사로 원인이 설명되지 않는 몸의 증상이 이어진다면 전문가와 이야기해 보세요. 기분 상태는 우울 자가점검(PHQ-9)으로 먼저 살펴볼 수 있어요. 자가점검은 진단이 아니에요. 자폐 특성이 함께 있는지 궁금하다면 성인 자폐 특징을 참고하세요.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다면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는 점을 처음부터 알려 주세요. 앞의 리뷰는 감정표현불능이 여러 신체·정신 건강 치료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쓰면서, 감정표현불능을 직접 다룬 개입에서는 점수가 줄었다고 보고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정리했어요(Cameron 등, 2014). 한국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나 시·군·구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577-0199(24시간)에서도 상담할 수 있어요. 첫 진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정신과 처음 가기에 정리했어요.

감정표현불능은 자살 생각과는 비교적 뚜렷한 관련이, 자해나 자살 같은 행동과는 그보다 약한 관련이 보고돼 왔지만, 그 관계가 어떤 성격인지는 아직 잘 모른다고 해요(Hemming 등, 2019). 감정을 말로 꺼내기 어렵더라도, 죽고 싶다는 생각이나 스스로를 해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혼자 견디지 말고 지금 바로 자살예방상담전화 109(24시간·무료)에 연락하세요.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577-0199(24시간)에서도 이야기를 들어 줘요. 지금 바로 위험한 상황이라면 112(경찰)나 119(구급)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감정표현불능증 테스트나 자가진단이 있나요? A. 연구와 임상에서는 20문항 설문인 TAS-20(한국판 TAS-20K)을 가장 많이 쓰고, 면접 도구인 TSIA와 부정적·긍정적 감정을 나눠 재는 PAQ도 있어요(Bagby 등, 2006; Preece 등, 2018). 설문 점수는 지금의 우울이나 불안과도 관련될 수 있어요(Hiirola 등, 2017). mind.io에는 감정표현불능증 검사가 없어요. 공감·감정 스타일 테스트의 ‘감정 들여다보기’ 점수는 감정표현불능을 재는 것이 아니지만, 내 감정을 얼마나 자주 들여다보는지 돌아보는 데 참고할 수 있어요.

Q. 감정표현불능증이면 감정을 아예 못 느끼나요? A. 그렇게 보지 않아요. 감정표현불능은 감정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감정을 알아차리고 구별하고 말로 옮기기 어려운 경향을 말해요(Seo 등, 2009). 감정이 멀게 느껴지고 내가 나 같지 않다면 이인증·비현실감, 약을 먹은 뒤 감정이 무뎌진 것 같다면 항우울제 가이드, 기분이 가라앉고 아무것도 즐겁지 않다면 우울증 증상도 함께 살펴보세요.

Q. 남자에게 더 많나요? A. 핀란드 인구 조사에서는 기준점을 넘은 비율이 남성에게서 더 높았어요(17% 대 10%, 11.9% 대 8.1%)(Salminen 등, 1999; Mattila 등, 2006). 하지만 남성의 점수가 높은 건 감정 묘사의 어려움과 외부 지향적 사고였고 감정 식별의 어려움에는 차이가 없었으며(Salminen 등, 1999), 한국 중학생 연구에서는 남녀 차이가 없었어요(Seo 등, 2009).

Q. 감정표현불능증은 고칠 수 있나요? A. 대체로 오래 유지되는 특성이지만(Hiirola 등, 2017), 심리적 개입 뒤 부분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리뷰가 있고, 특히 감정표현불능을 직접 겨냥한 개입에서 점수가 줄었다고 보고하는 경향이 있었어요(Cameron 등, 2014). 마음챙김 프로그램의 효과는 무작위 대조 시험 4개에서 나온 결과라 더 확인이 필요해요(Norman 등, 2019). ‘고친다’기보다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기술을 조금씩 늘려 간다고 생각하면 좋아요.

참고 문헌: Sifneos, P. E. (1973), The prevalence of ‘alexithymic’ characteristics in psychosomatic patients, Psychotherapy and Psychosomatics 22(2), 255-262, https://doi.org/10.1159/000286529; Seo, S. S., Chung, U. S., Rim, H. D., & Jeong, S. H. (2009), Reliability and validity of the 20-item Toronto Alexithymia Scale in Korean adolescents, Psychiatry Investigation 6(3), 173-179, https://doi.org/10.4306/pi.2009.6.3.173; Brewer, R., Cook, R., & Bird, G. (2016), Alexithymia: a general deficit of interoception, Royal Society Open Science 3(10), 150664, https://doi.org/10.1098/rsos.150664; Hemming, L., Haddock, G., Shaw, J., & Pratt, D. (2019), Alexithymia and its associations with depression, suicidality, and aggression: an overview of the literature, Frontiers in Psychiatry 10, 203, https://doi.org/10.3389/fpsyt.2019.00203; Parker, J. D. A., Keefer, K. V., Taylor, G. J., & Bagby, R.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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